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세일 Jan 01. 2024

첫 마음

정채봉


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 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 날의 첫 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 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던 날,
차표를 끊던 가슴 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새해 첫날의 아침입니다.
일출은 보지 못했지만, 책상에 앉아 커피 한 잔과 함께 파란 하늘을 봅니다.
어제와 다르게 햇살은 자그마한 유리병에 잠긴 수경식물의 초록색 잎을 빛나게 하는군요.

초록은 파랑과 노랑의 색채가 섞여 만드는 색이기에 파란색의 성향과 노란색의 특성이 공존하는 색이라고 합니다. 겉모습은 파랑의 특성인 차분함과 안정적인 성격을 가졌기에 우아함이 보이지만, 속마음은 노란색의 성향이 공존하기에 초조함과 불안함을 동시에 품고 있다고 하는군요.

맞아!
난 초록이야.

어제 몇 가지를 바꾸고 새롭게 했습니다.


1. 만년필을 청소했습니다.
오랫동안 쓰지 않았기에 잉크가 말라 재충전을 했답니다.



2. 카톡 프사를 바꿨습니다.
시간을 아끼고
읽고 쓰겠다는 생각으로
초록색의 만년 달력과
새로 사들인 예쁜 pop 키보드로 자신을 표현했습니다.



3. 새해 기념으로 도서 몇 권을 샀습니다.

2024년
새로운 기대는 없지만

독서
영화
음악
글쓰기
몇 명의 친구

로 인해
행복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브런치 작가님들도
2024년은 사랑하는 것들이 많아지는 한 해가 되기를 빌겠습니다.

존 덴버의 ‘Today’입니다.
첫날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가사가 좋군요.

https://youtu.be/l_AJKbRFgHc?si=BES2Mq4rTn20liXr


매거진의 이전글 나도 치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