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컷 젬스

장편 영화

by 고유빈

언컷 젬스

드라마/범죄/스릴러


감독

사프디 형제

주연

아담 샌들러 케빈 가넷 줄리아 폭스 키스 스탠필드


줄거리

빚더미에 올라앉으니, 빚쟁이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는 뉴욕의 보석상. 입만 살아 떠드는 그가 진정 살길을 모색한다. 한탕에 모든 것을 건다.


※ 본 감상평은 작품의 해석을 포함하고 있어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관람 전 독자분들께서는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늘 감사합니다.

영화 언컷 젬스는 보석상인 하워드 래트너(아담 샌들러)를 중심으로 서사가 전개된다. 그는 보석을 담보로 자신의 빚을 돌려막으며 위태롭게 생계를 이어간다. 그러나 동서인 아르노(에릭 보고시안)에게 큰 빚을 지게 되면서, 끊임없이 쫓기는 처지에 놓인다.

어느 날, 오랜 시간을 들여 손에 넣은 블랙 오팔을 NBA 선수 케빈 가넷에게 잠시 맡기면서 사건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도박 중독자인 그는 가넷이 담보로 맡긴 반지를 이용해 다시 자금을 마련하고, 또다시 도박에 뛰어든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은 그동안 반복해 온 돌려 막기의 업보와 인물 간 갈등을 극단으로 치닫게 만들며, 영화는 그를 수차례의 성공과 몰락의 경계로 몰아넣는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작품 속 주요 포인트들을 통해 하워드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따라가 보고자 한다.


음향과 대사

작품에서 강렬한 전자 음악과 쉴틈 없는 대사가 이어진다. 심지어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 전화벨 소리 등의 효과음들이 수시로 울려 퍼진다. 이러한 음향들은 혼재된 상태로 하워드의 주변을 맴돈다. 이는 마치 하워드가 느끼는 불안과 중독이라는 두 감정을 사운드로 표현한다.

영화의 사운드는 크게 디제틱 사운드와 논디제틱 사운드로 나뉜다. 디제틱 사운드는 영화 속 세계에서 실제로 존재하며 인물도 들을 수 있는 소리를 말하고, 논디제틱 사운드는 영화 밖에서 추가된 소리를 말한다. 여기에는 배경음과 내레이션 등이 있다. 보통의 경우 음향을 조절하여 구분하거나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연출한다. 하지만 해당 작품은 디제틱 사운드와 논디제틱 사운드가 명확히 분리되지 않은 채 뒤섞이며, 결과적으로 관객이 하워드와 동일한 감각 속에 놓이게 만든다.

또한 작품에서 인물들은 ‘F-word’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며 거친 언어를 남발한다.이는 과열된 상황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요소로 내재된 불안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셈이다


오팔과 우주

작품 전반에 걸쳐 인물들은 오팔을 응시하며 마치 환각 상태에 놓인 듯한 모습을 보인다. 오팔의 빛은 우주의 별을 연상시키며, 이를 시각적으로 은유한다. 이러한 이미지 속에서 주인공은 점차 그 빛에 매료되어 더 깊은 욕망에 잠식되고, 이를 충족하려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를 더욱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아넣는다. 마치 인류가 우주의 존재를 인식한 이후 끝없이 탐구하고 도달하려 했던 것처럼, 주인공에게 오팔은 욕망을 촉발하고 확장시키는 매개체로 기능한다.


흥망성쇠

극을 이끄는 주인공은 사소한 사건들이 연쇄적으로 얽히는 과정 속에서 끊임없이 흥망성쇠를 반복한다. 이러한 서사는 도박과도 같은 구조처럼 보이며, 예측 불가능한 결과와 선택의 반복을 통해 인물의 불안정한 삶을 비유한다. 또한 전통적인 기승전결을 무시한 채, 무작위적으로 반복되는 구조를 취한다. 마치 도박의 승패처럼 예측할 수 없는 전개 속에서, 플롯은 끊임없이 뒤집히며 관객들을 결말로 인도한다.

이러한 서사 속에서 특히 주목할 장면은 가족과의 대면이다. 하워드는 이들 앞에서 유독 위축된 태도를 보이며,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고 끊임없이 눈치를 살핀다. 그는 변화하겠다는 다짐을 반복하지만, 이는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지 못한다. 이런 주인공의 태도는 욕망에 잠식된 상황 속에서도 미묘하게나마 남은 죄책감일 것이다.


영화의 후기로, 작품에 언급되던 더 위켄드가 실제로 등장해 주인공과 얽히는 서사에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하워드가 도박에 중독되어 가는 과정 속에서도 가족의 곁에 머물고자 하는 모습에서, 묘한 길티 플레저를 체감하게 된다.



This is how I win.
(하워드 래트너)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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