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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근거림 Oct 05. 2015

[2] 이상과 현실

퇴사를 결심하게 된 결정적 계기

   퇴사 후 3일째




쉽게 잠이 오지 않을 것 같다.


뭔가 써 내려가고 싶은데,

메모장에 살짝 적어 두었는데,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지금을 보내고 싶어 졌다.

줄줄이 떠오르는 대로 적어야지


적어도 올해 들어서는 나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을 꼽으라면, 단연 글을 쓰는 순간들이었다.


무언가가 달라지진 않겠지만

이곳에 남긴 모든 글들이 내 마음이기 때문에,

곧 나이기 때문에.

그래서 글을 쓰기 시작한 시간부터는

현실에서 조금이라도 나와는 다른 어떤

어긋난 모습을 보였다면

찾아와 내 솔직함을 드러내고 싶었다.


이제 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사실 나는 그렇게 뛰어나거나,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오해하지 않았으면 다행이지만.


모든 말이나 행동은 단지 나의 신념과 가치관이다.

평가받기 원치  않았을뿐더러,

언젠가부터는 쌓아 놓은 내 신념이

너무 높게 느껴졌었다.


무엇보다 현실은 그렇게 이상적이지 못했으니까.


비겁하더라도 타협해야 할 상황을 외면하고,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인 결정만을 추구했던 것 같다.


맞다. 나는 나에게 너무 냉정하고

냉혹했었던 것 같다.

최후의 적은 자신이라는 말처럼.


힘들 땐 힘들다고, 슬플 땐 슬프다고

말 한 번 꺼내 본 적이 없었는데,

극복해야 될 하나의 과정이라고

그땐 그렇게 생각하고 받아들였다.


화가 날 땐 화를 내야 하고,

슬플 땐 울기도 하고 우울한 표정도 짓고,

기쁠 땐 누구보다 크게 웃어보기도 하고

순간 느끼는 감정에 충실한 게

결국 사람 본연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절제는 스스로에게 가혹한 짐을 지게 하는 것 같다.


그래도 어제처럼, 아니 그냥 후회는 없다.

덕분에 많은 것들을 지켰고,

여러모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그냥 내가 행복했으면 된 거지 뭐.


앞으로도 같은 모습으로 살아갈 것이다.

이게 나니까! 대신 내 감정에 더 솔직해져야겠다.


위의 주제 말고,

어떤 상념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충분히 깊은데, 이렇게 새벽녘 먼 길 헤매듯

이 곳, 저 곳 방황하며 원치 않게 다가와

내 마음 한 켠에 그리움 깃든 생각 주머니

들추지 않아도 충분히 깊고 깊은데...


감정의 끝을 달리는 것 같다.

내일이 되면 나아질까?

아니면, 그냥 무뎌질까?



벌써 8월 3일이다.


시간에 쫓기는 기분이 든다.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지,


지난 금요일 위경련이 찾아왔다.



1달 단위로 찾아오는 손님인데


바쁜 관계로 소홀히 대접하니


왜 늘 이런 식이냐며 무언의 시위를 하는 것 같았다.



작년 공덕에서도 속 쓰림과 통증이 왔을 때


약사 분께서 '맵고, 짜고, 튀긴 음식, 밀가루, 커피'


먹지 말라고 했는데


하필이면 좋아하는 식단만 모아 놓으셨다.



나는 항상 아프면서도 미련하게 위의 것들을


꼬박꼬박 챙겨먹는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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