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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근거림 Mar 29. 2020

출간 소식을 전하다

책을 내게 되었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4년 만이다. 누구에게 이 소식을 알릴까. 카카오톡에 등록된 사람들을 살핀다. 현재는 연락을 주고받지 않는 사람들 투성이다. 그중에서 고르고 골라 메시지를 보낸다.


"똑똑똑, 오랜만이야-"


보내고 나서 생각한다. 내가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다. 어떤 반응을 보일까. 몇 년 만에 보내는, 갑작스러운 안부 인사에 놀라지는 않을까. 혹시, 답장이 안 오는 건 아닐까. 두려운 마음을 안고 핸드폰을 수시로 들여다보며 기다린다.


"대박!!"

"대박"

"오아... 대박"

"와우"


서로 다른 시간에 도착한 답장의 내용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비슷했다. 그렇게 이어진 대화들은 책을 내게 되어 축하하며, 나중에 꼭 사인을 해 달라는 것이었다. 아직 싸인을 만들지도 않았지만, 다른 작가님들처럼 사인을 할 자격이 나에게 있을까. 


"이름이나 반듯하게 써 줄게" 


쑥스럽게 대답했지만 나는 뿌듯했다. 책을 내었다는 사실보다 책을 핑계로 좋아하는 사람들과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진작에 안부라도 물어볼걸'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다. 이제라도 하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과거에는 상대방이 거절하지는 않을까 하는 물음이 마음에 크게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깨달았다. 거절에 대한 두려움보다 즐거운 것은 다시 이어진 사람들과의 소중한 인연이다. 여러 명이 흐지부지하게 반응할지라도 단 한 사람, 그 사람의 반가운 인사가 나를 두근거리게 한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건강하게 만나요-"


어떻게 마무리 멘트까지 서로 비슷할까. 역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인가 보다. 보고 싶을 때, 소식이 궁금하거나 전할 때, 생각이 날 때 먼저 연락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보자. 시간의 공백이 무색하리만치 경쾌한 시간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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