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를수록 우리는 몸을 재촉해요. 배가 고플수록 서둘러 음식을 먹어요. 피곤할수록 서둘러 침대에 올라요. 몸이 아플수록 서둘러 병원을 찾아요.
몸은 우리의 재촉을 수용해요. 다급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이에요. 배가 고플수록, 피곤할수록, 몸이 아플수록 우리는 더욱 서둘러요.
자연스레 이루어지는 서두름의 결과는 때때로 유익하지만, 간과하게 되는 점이 있어요. 마음이에요. 배가 고플 때까지, 피곤할 때까지, 몸이 아플 때까지 우리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배가 고플 때까지 밥을 먹지 못했던, 피곤할 때까지 쉬지 못했던, 몸이 아프고 나서야 자신의 상태를 인식했던 이야기와 그때의 마음이 궁금해요.
결론에 빠르게 다가서려 할수록 과정을 생략하는 경향이 있어요. 결론은 물론 중요해요. 과정은 결국 결론으로 나아가기 위한 산물이니까요. 그러나 결론에 지나치게 몰두하다 보면 노력하고 있는 우리들의 과정은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밖에 없어요.
배를 불리기에 앞서, 잠에 들기에 앞서, 그리고 치료를 받으면서 우리가 어떠한 노력들을 기울였으며, 그러한 노력들이 몸으로 하여금 알아달라는 신호를 보냈다는 사실을 헤아려주세요.
위로해주세요. 누군가에게 위안이 되는 말을 듣지 못했을지라도요. 온기가 여전히 남아있는 자신의 손으로 가슴을 쓸어내리며 토닥여주세요.
고생 많았다고. 고맙다고. 괜찮을 거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