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나로 돌아가는 시간

by 두근거림

한낮의 볕이 정수리를 달구던 하루. 모든 게 완벽했던 날. 코로나가 세상에 나타나기 전, 마스크 너머의 표정이 계절처럼 다채롭던 시간. 사람들과 어울리던 순간. 반주처럼 웃음이 깔리던 그때. 나란히 걸으며, 마주 보며, 어쩌다 불어오는 바람에 깊은숨을 더해보던 때.


평범하다 부르는 하루. 무덤덤한 날. 마스크 뒤로 사라진 사계절. 멀어진 사람들. 침묵으로 일관하는 오늘. 걸으며, 보며, 어쩌다 불어오는 바람에 휘청이는 때. 문턱은 성벽처럼, 현관은 절벽처럼. 얼음장 같은 방바닥. 차가운 볕. 밤이 오기를 우두커니 기다리는 마음.


밤은 나로 돌아가는 시간. 혼자가 되는 순간. 베갯잇에 머리를 맞대며 스스로의 품 속으로 파고드는 때. 떠들썩한 기억을 떠올릴수록 비좁아지는 품. 무릎을 가슴께에, 두 팔을 무릎 위에. 안아주는 것처럼, 안겨있는 것처럼.


sky-828648_1920.jpg Image by Free-Photos from Pixabay


코로나로 단절된 시간을 보내는 우리를 생각하며 적어 보았어요. 월요일 아침, 무거운 걸음을 옮기고 있을 한 분, 한 분께 제 마음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어요.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나'만큼은 나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것 같아요.


절기상으로 여름이 되었어요. 여전히 쌀쌀한 날씨는 봄인지, 겨울인지 분간이 되진 않지만요. 날씨를 핑계로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안부를 묻는 건 어떨까요. 어쩌면 그대만큼이나 그대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아픈 마음을 치유하는 방법 중에 하나는 관심이 묻어나는 누군가의 목소리이니까요.


오늘 하루도 무사히 지내보아요, 함께. 이 글을 읽는 한 분, 한 분을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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