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위로

기적 같은 순간이 있다.

by 마리스텔라

노란 수술이 가늘게 바람에 흔들리고 흰 꽃잎이 여린 찔레꽃이 하늘을 향해 있었다.

그저께만 해도 비가 와서 외출이 부담스러웠는데 오늘은

흐리던 하늘은 구름이 걷혀서 부드러운 햇빛이 공간을 어루만졌다.

다행이다.

오늘은 공연을 보러 가는 날이다.

40대 초반 여성 미카

배우이고 일본가수.

그녀는 가수로서 한국공연은 초연이라고 했다.

사진으로 보는

외모는 차분하면서도 카리스마가 엿보였다.

잘 알지는 못했지만 오랜만에 공연을 보러 간다고 하니 기대감도 있었다.

공연장소는 대학캠퍼스 안에 있어 한참을 걸어갔다.

젊은이들이 한가로운 산책도 하고 운동도 하는 모습을 보았다.

활기에 넘쳐 보이는 풍경들과 녹색 식물과 꽃들이 어우러져 즐거운 감정과 평온함이 더해지고 있었다.

이런저런 생각에 조금은 피곤한 일상에서의 자유로움도 느끼면서.

걷는 동안 나에게만 집중하고 감성이 이끌리는 대로 사진을 찍었다.

한껏 밝은 미소를 지으며 나의 모습도 습관처럼 자화상을 그리듯 사진을 찍었다.

찍힌 사진을 보면서 나름 아직은 내가 나를 봐줄 만하다고 생각하니 그것도 좋았다.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라고 하지 않던가.

나의 지난 청춘을 회상했고 잠시 좋았던 추억 속으로 가는 듯하여 설레었다.

오늘 그 감동이 톡톡 건드리고 있었다.



공연장에 일찍 도착해서 자리에 착석했는데 내가 마치 공연주체자가 된 듯 긴장감이 들었다.

막이 오르고 그녀가 신비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했다.

얼마나 흥분되고 설레었을지 다부진 음성에서 벌써 가슴이 뜀을 느끼고 있었다.

공연 곡들은 전체 일본어로 려졌고 한 곡을 제외한 전곡이 번역도 없어

언어로는 소통이 안되었다.

악기 소리와 연주자의 움직임, 리듬과 소리와 분위기의 흐름에 맡길 뿐이었다.

가수는 듣는 이에게 가장 좋은 감정으로 전달되길 원하고 있을 것이다.

관객을 향한 태도가 진지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에서의 초연이었으니 실험적이면서도 기대감도 있었을 것이다.

2025년 아시아 투어라고 했으니 한국이란 나라의 팬들도 만나고 또 다른 나라와의 분위기와도 비교가 될 것이다.

그녀는 가수로서도 노련한 모습이었지만 그녀 역시 설레고 있다는 걸 눈치챌 수 있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해석이 좋았고 무대설치도 실험적이었다.

특히 눈빛과 호흡에서 사람다운 진실함이 느껴졌다.

음악을 통해 소통하는 순간순간에서 관객으로 하여금 환호를 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난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를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꼭 알지 못해도 되었다.

가수의 손가락의 미세한 움직임, 발끝의 움직임과 몸의 동작, 눈썹의 움직임과 눈동자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느낌으로 알 수 있을듯했다.

마치 내가 호흡하는 것처럼.

가수는 다만 감정의 전달에 집중하되 자제하는 것이 보였다. 관중은 그때 환호한다.

나도 모르게 감동의 눈물이 나기도 했고 나의 몸짓 또한 그 분위기에 동화되어 갔다.

배우여서 그런지 그녀의 감정표현과 움직임등이 섬세하게 느껴졌.

내가 취미로 다섯 번의 작은 연극무대에서 연기를 했었던 그때가 떠올랐다.

그때의 집중력과 관객과의 교감 속에서 느끼는 희열 같은 것들이 기억을 스치고 있었다.

순간순간 예상하지 못했던 관객들로부터 느껴지는 감각인 무언의 반응들 또한 온 신경이 집중될 때가 있었던 것이다.

다만 내 감정에 충실해야 하지만 조금 흔들리기라도 한다면 실수를 하게 될 수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런 경험이 있는 터라

이런저런 생각들에 맘으로 그녀 역시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공연을 마치길 바라고 기원해 주 있었다.

두 시간이 지나 본 공연이 끝나고 앙코르에 화답하기 위해 무대에 다시 오른 가수 미카와 연주자, 발레리나, 댄서는 무대의상 대신 일상복으로 갈아입고 나와서 응답해 주었다.

그녀는 맨발로 나왔고 일상복 차림이었지만

더욱 아름다워 보였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벌써 친근감이 느껴졌다.

화려하지 않은 모습 오히려 매력 있었다.

화답의 노래로 마지막 열정을 발산했고 관객은 환호했다.

이미 소통을 하고 있었고

헤어질 시간 앞에서 서운함이 공간을 가득 맴 돌게 함을 느꼈다.

꼭 해주고 싶은 말

"행복하세요, 아름다운 , 미카"

어떤 순간이든 지금이 마지막처럼 그렇게 온 마음을 다해 껴안는 것

그것이 기적이었다.

"a miracle for you"

나 또한 위로가 절실한 이들에게 용기가 될 것이다.

그럴 수 있겠지?

오늘 같은 날

참 좋다.

내가 나로서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

내게는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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