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에게 사랑한다고 또 해주세요

by 마리스텔라

"엄마 오늘은 어떠세요?"

"뭐가? 그냥 그렇지 뭐..."

내 질문이 막연해서 이기도 하고

애초에 잘못된 질문이기도 했다는 걸 알면서도 번번이 실수하는 대화시도다.

전화기를 통해 들리는 엄마의 음성이 조금이라도 무겁게 들리면 슬그머니 다가오는 불안으로 멈칫한다.

엄마는 최근에 부쩍 감정 표현이 단순해지신다.

내가 잘못된 표현으로 질문을 해도 금방 알아차리고 이렇다, 저렇다며 대화를 이어갔었는데 지금은 명료하고 천천히 물어도 자꾸 되묻거나 한참 동안 대답을 망설이신다.

너무 늙은 나이도 없고 그렇다고 젊은 나이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 연령이 이미 고령자이신 엄마는 경도치매의 노인이시다.

밝게 웃으시는 모습이 예쁘셨던 엄마는 종종 얼굴에 생기가 없고 무표정하다.

무언가 생각을 하시는 것 같지만 눈빛이 흐려져 가만히 계시는 시간이 조금씩 더 많아지고 있다.

"엄마? 나를 좀 봐보세요"

나를 바라보기는 하지만 얘가 누굴까 하는 생각이 들고 그걸 들키면 안 된다고 하듯 한참을 보다가

"응.... 내가 좀 이상하니?"라고 하시기도 한다.

기억이 왜 없어지고 있는지 알지만 이런 시간이 두렵기는 나도 마찬가지다.

3개월에 걸쳐 엄마모습을 수채화로 완성했다.

수국을 좋아하시는 엄마는 그 꽃 앞에서 웃으셨다.

"엄마, 웃어보세요, 아이 예뻐."

사진을 찍고 좋아하시던 그날은 날씨도 화창하여 엄마의 미소는 더욱 반짝반짝 빛났다.

그때 찍었던 사진 속의 이야기는 다행히도 선명하게 기억하시고 계셔서 맘이 좋아

하루라도 빨리 완성을 하고 싶었지만

표정의 표현이 어려워 오래 걸렸다.


며칠 후 엄마를 만나러 가서 선물로 드릴 것이다.

오늘 엄마의 음성은 밝으시니 한층 맘이 놓인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엄마의 한마디

"사랑해."

"엄마, 사랑합니다. 한번 더 말해주세요."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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