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아직 없어서 그래
깜짝 놀랐다.
내 맘속 어딘가 무심코 두었던 것이 툭 튀어나왔다.
이미 알고 있었던 것도 있고 저축하는 셈으로 저장하고 있거나 막연하게 묻어둔 것들도.
아직은 잘 모르겠는 것도 있다.
알고 있던 것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보류하고 있는 그런 것이다.
굳이 끄집어 낸들 어찌할 수 없는 불안한 것들이 나를 옴짝달싹하지 하지도 못하게 붙들어 놓게 한다.
두려워하고 있는 이유도 어쩌면 확신이 없는 막연한 것들인데 그것들이 들켜지면 안 된다는 미신 같은 것들이기도 한 것이다.
장황하게 늘어놓는 변명이 자존심이라고 말하면서 스스로 생각하는 그래서 나도 나를 어찌할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온전히 나답게 살기 위해 자꾸 미루었던 것들도 하나 둘 해보고 있다.
때때로 스스로 작은 나를 키우면서 조금씩 알아차릴 때쯤 시련은 닥쳤다.
누군가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마치 상처 난 곳에 알코올을 부어 악 소리 나게 하기라도 할 것처럼 이렇게.
"버려지길 결심했잖아요.
스스로 독립할 수 없으니까."
더 말하게 그냥 두거나 듣고 있으면 화가 치밀고 끝내는 그 순간을 뒤엎을지도 모르는 참담한 기분이 들 것 같았다.
"그래요, 맞아요. 그거예요ㆍ"
더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게 마침표를 찍었다.
'드디어 들켜지고 말았구나.
들켜지면 아플 것이라고 묶어둔 것들이...'
우리는 아니 나는 회복될 수 없는 함정에 빠져있고
분명치 않은 막에 둘러쳐져 있다.
내적 해체 속에서 계속 탓을 하고 과거에 사로잡혀있다.
흠집 난 낡은 것을 자꾸 떠올려 지금 해결되지 못하는 일 앞에서 아프다.
어떤 이들은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고 하고 누구는 해결될 수 없다고 한다.
내가 어떤 결단을 하던가 포기하라고도 한다.
'그래 자신이 없어서 그래.'
그렇지만
이렇게 조금씩 알아차리기를 하고 나를 안아주어야 한다.
그래야 산다.
지금 흐릿하게나마 나를 만나는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