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없었던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 그리 쉬운가?
비가 되어 내리는
수분은
가물어 말라 튼 땅으로 들어갑니다
때로는 깊게 파이기도 하고
갈라졌던 표면은 메워지기도 하면서
그 흔적을 희미하게 하기도 했을 겁니다.
그러면서 상처는 쓰리고 아팠을 테죠.
드러난 상처로 인해 틈을 만들어
그 사이로 스며들 때는 몸서리 쳐졌을 거예요.
얼마나 흘러가야 했을지 감히 짐작조차 못할 얼마만큼의 지독한 고독이 다 지나고 나서야 알 것 같습니다.
시간들이...... 지나가요.
비로소 알게 될 내적 유연함이 찾아오기까지는
그렇게 파이고
갈라지고
메워지면서
몸서리 쳐졌던 것들이 있었어요.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도 없어 켜켜이 쌓아둔 그런 것이죠.
비밀의 방을 이제 열어요
그 이야기가 들켜지고 나서야
붉은 고름을 터뜨립니다.
인생이 이렇게 짧은 시간이라는 것을 벌써 알았다면 좋았을 것 같지만
더 늦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그것은 나만 힘들고
나만 인내하며 상처를 견딘 것이 아니었더라고요.
그렇다고 죄책감을 가지지는 않기로 합니다.
다 알아차라지 못한 것들이 있지만
서두르지는 않으려고도 합니다.
다만 나 스스로를 가두고
두려움에 신음했던 날들이 생각나요.
그 문을 열고서야
제일 먼저 나 자신을 초대했던 순간이 떠올라요.
그리고 이젠
또 하나의 상처에서 회복되어 가는 중이라 여기고 있어요.
정신 차려보니
나보다 더 아플
아들.....
오늘 아들이 무척 그립습니다.
비가 오다가
잠시 멈추었네요.
산책을 다녀와야겠습니다.
지금은 잠시 거리두기 중인 내 아들을 생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