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less, 그리고 오늘>

by 박은아


<Timeless, 그리고 오늘>


어제와 오늘, 아버지가 응급실에 가지 않으신 순간을 지켜보며 내 마음은 아슬한 외줄 타기를 했다. 한 발은 안도감에 닿아 있었고, 다른 한 발은 무거운 돌처럼 불안에 잠겨 있었다. 얇은 경계의 틈에서 마음은 조용히 떨었고, 울산의 여름은 그 무더위로 내 불안을 짓눌렀다. 온몸을 끈적하게 휘감는 매미 울음과 태양의 열기, 그리고 마음속 근심까지 겹쳐 나를 짓누르는 계절이었다.


답답한 공기 위에 서 있었다.

마음을 가다듬는다.

플루트를 입에 가져다 대자, 오래되고 끈끈한 내가 아닌 나 같은 헤드의 마우스 피스 위에 호흡으로 소리를 낸다. 숨을 고르고, 여름의 더운 공기를 들이마신다. 폐부 깊숙이 채워진 공기가 한 음, 또 한 음으로 흘러나온다. 플루트의 키로 손가락이 선율을 따라갈 때마다 불안과 감사가 한데 뒤섞인 채 멜로디로 변해간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이 일상, 똑같이 반복되는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감사한지 다시금 깨닫는다. 내 손끝의 움직임, 호흡의 깊이, 음표의 생명력. 이 모든 익숙한 감각들 속에 삶과 죽음이 고요히 공존하고 있다.


도종환 시인의 「바람이 오면」에서

"바람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아픔도 오겠지요

머물러 살겠지요

살다 간 가겠지요"


플루트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단순한 음악이 아니다. 그것은 시간을 초월한 존재, 'Timeless'의 실체다. 음 하나, 숨결 한 번에 오늘의 불안도, 감사도, 지난날의 후회도, 그리고 언젠가 다가올 슬픔조차도 잠시 머무른다. 호흡과 음표가 만들어내는 세계 안에서 삶과 죽음은 더 이상 두려운 경계가 아니다. 그것들은 그저 시간의 한 조각, 음악 속으로 스며드는 파동일 뿐이다.


소리가 끝난 뒤, 손끝의 떨림이 천천히 가라앉고 방 안 공기가 차분하게 음들의 여운으로 내려앉는다. 나는 깨닫는다. 삶은 늘 상반된 감정이 공존하는 공간이고, 그 혼란스러운 순간들을 음악으로 온전히 맞이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큰 축복인지. 이 평범한 공간에서, 나는 시간과 마음, 그리고 존재의 본질을 배워가고 있다. 불안이 파도처럼 밀려올 때도, 감사가 잔잔한 물결처럼 흐를 때도, 나는 플루트라는 뗏목 위에서 삶의 바다를 건너고 있다.


이훤 시인은 「그대도 오늘」에서,

"나도 오늘,

누군가에게는 위로였다."

내 연주도, 내 호흡도, 이 모든 평범한 순간들이 누군가에게, 어쩌면 나 자신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는 믿음.

그것이 바로 'Timeless'의 진정한 의미일지도 모른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지금, 부모님과 함께하는 이 찰나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깨닫는다.


불안과 감사가 교차하는 지금, 나는 음악과 삶 사이에서, 순간과 영원을 동시에 느낀다. 그리고 이 여름, 이 평범한 하루가 준 깨달음 속에서 내일도 플루트를 들고 호흡할 것이다. 삶과 죽음, 사랑과 공허가 모두 음악 안에서 공존하는 순간을 느끼며.


25.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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