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바위보에서 이기는 법

by 고길동

먼저, 이건 누구에게 배운 것도 아니고, 학문적 기반을 두고 있는 것도 아니다. 어디까지나 나의 경험과 내 뇌피셜에 따른 분석이 유일한 근거다.


끝까지 읽어보시라 효과가 있을 테니.

시대는 어언 30년 전이다. 1990년 고3때인데, 선생님이 문제집을 나눠주신단다. 그때는 한국일보에 고3을 위한 문제가 실렸는데 문제도 해설도 좋았다. 별도 판매는 하지 않았으니 더 가지고 싶은 문제집이었다. 근데 그것을 책으로 묶은 문제집을 선생님이 나눠주신단다. 15등에 드는 사람들 나오라고 한다. (그때는 다행히 반에서 15등 안쪽이었다.)


문제집은 3권. 학생은 15명.
선생님은 가위바위보로 나눠주신단다. 모두 빙둘러 가위바위보를 했다. 모두들 크게 '가위바위보'를 외쳤다. 나는 보를 냈고, 친구들 14명은 모두 가위를 냈다. 단판으로 탈락되었다.

그 순간이 정지화면 처럼 내 눈에 박히고, 나는 멍해졌다. 15명이 가위바위보 하면 절대로 승부가 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단판에 탈락되었다. 확률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어떻게 14명이 동시에 가위를 낸단 말인가?

그때부터 가위바위보를 연구했다. 관찰하고, 생각해보고, 임상시험(?)도 많이 했다.


결론이 나왔다.
가위를 내면 이긴다. 절대 지지 않는다.


이 방법은 사람이 많을수록 승률이 좋으며 최소한 네 명이상은 되어야 한다.


고3때부터 사람들을 차분히 살펴봤는데, 무심코 하는 가위바위보에는 '가위'와 '보'가 압도적으로 많다. '주먹'은 있는 경우도 있고 없는 경우도 있다. 설령, 누군가가 주먹을 낸다해도, 누군가는 보를 낸다. 그래서 가위를 내도 지지 않는다. 비긴다.


혼자서 한 번 가위바위보 해보라. 손가락이 펴지려고 할 것이다. 가위바위보는 도박이고, 베팅이기 때문에 무언가 해야된다는 무의식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팔을 내리면서 손가락을 펴거나(가위) 손바닥을 편다(보). 아무것도 펴지 않는 '주먹'은 가위바위보 하는 사람의 의지가 강력하게 작동될 때에나 가능한 일이다.

그 후로 나는 30년간 가위만 낸다. 여러명인 경우에는 다른 걸로 바꾸지 않고 주구장창 가위만 낸다. 거의 지지 않는다.


유효조건이 있다.
- 이 비법을 아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
- 내가 주구장창 가위만 낸다는 걸 알아채는 눈치빠른 친구가 없어야한다.
- 세 명 이내로 좁혀지면 승률이 급격히 줄어든다. 그래도 가위가 승률이 좋을 것이다.

자. 이제 동료들과 밥내기 가위바위보 도전해 보시길.

나의 경험과 나의 분석과 나의 임상실험에 근거한 것이므로, 나에게는 어떠한 책임도 없습니다. 여러분의 행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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