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나는 처음 서울구경을 했다.
초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이었다.
기차도, 고속버스도 처음 봤다.
칙칙폭폭 하고 올 줄 알았는데, 삐 - 소리를 내며 기관사가 달리는 기차 밖으로 나와 고리를 역에 던져 걸었다.
고속버스도 2층이었다. 정읍에서 서울로 가는 중앙고속 버스였는데, 2층에 화장실까지 있었다.
분명 이 버스를 탔었는데 다들 그런 버스는 없다고 했다. 그래서 내 기억이 잘못된건가 긴가민가 했다.
그런데 이렇게 떡하니 유튜브 동영상이 내 기억을 확인시켜 주었다.
나는 서울에 빌딩만이 가득할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서울엔 빌딩이 거의 없었다.
동냥하는 장애인도 많았고, 구걸하는 사람도 많았다.
시장바닥 얼음은 사람들이 밟고 다녀 까맸고, 까만 얼음을 처음 보았다.
왜 이렇게 가난하게 서울에 사는 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통행금지가 있어 딱딱 소리를 내며 순찰하는 사람이 있었다.
돌아다니는 걸 금지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도 놀랐다.
어린이용 책이 있었다. '새소년'이란 책이었다.
어린이를 위한 책을 나는 그때 처음 봤다.
기억이란 도랑 바닥에 가라앉은 흐레같다.
탁 건드리면 기다렸다는 듯 살아 오른다.
이 모든 게 8살의 기억이다.
우리 아이 8살의 기억은 무엇으로 채워져 있을까.
https://blog.naver.com/pyowa/222773109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