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깨물기, 김소연)(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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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작가의 신간이 나왔다. 언제나 그렇듯, 찬찬히 읽게 된다. 물감 퍼지듯 생각이 퍼진다. 나의 감각 하나하나를 돌아보게 된다.
나는 결국 몸이다. 몸으로부터 얻는 '뭔가'의 합이 나다.
'뭔가'는 뭘까. 그것은 감각이다.
감각은 뇌로 전달되고, 나는 감각을 언어를 통해 느낀다.
나에겐 내가 가진 어휘만큼의 감각이 있다. 감각의 총합이라 할 수 있는 경험도 결국 어휘로 기억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가지고 있는 어휘가 달라진다. 달라진 어휘만큼 감각도 변한다.
그렇게 '예전의 나'는 내 몸을 떠나고, 내 몸은 '새로운 나'를 맞이한다.
우주정거장에 우주선이 왔다 가듯, 내 몸은 '나의 기지'가 된다.
내 몸을 거쳐간 많은 '나들'은 안녕하신지.
대학로를 걸었던, 서울극장에 줄서던, 서초동에 뿌듯하게 출근하던 '나들'은 안녕하신지.
우연히 낯익은 거리를 지나게 되면, 그때의 내가 된 듯한 느낌에, 지금의 내 몸이 낯설게 느껴진 적도 있다.
몸이 늙으면, 어휘도, 문장도 둔해질 것이다.
다행히도, 대가와 석학들을 보면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은 듯하다.
대가와 석학들만큼은 아니더라고,
읽고 쓰는 삶을 살다보면, 어휘도 감각도 조금 늦게 둔해지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