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낸 순간:시, 김연수)(2/2)
https://blog.naver.com/pyowa/223030489470
https://blog.naver.com/pyowa/223026916593
12년전의 책이고 그 이전의 글을 모아놓은 책이다. 김연수 작가는 1970년생이고, 오십대 중반을 향해가고 있지만 30대의 김연수를 만날 수 있다. 30대가 끝나는 아쉬움이 곳곳에 묻어난다. 40대, 50대가 되어도 인생은 아름답고, 삶은 흥미진진할텐데, 30대의 김연수는 못내 30대의 끝이 아쉬웠던 것 같다.
30대에 쓴 글이어서 젊은 시절의 이야기는 대부분 20대 이야기다. 김연수 작가는 성대 영문과를 졸업했고, 70년생이니 89학번쯤 되겠다. 작가는 경북 김천역 빵집 출신이므로 청춘의 대부분은 종로구 명륜동 언저리에서 보냈을 것이다. 후배긴 하지만 나도 비슷한 시기 같은 학교를 다녔다. 많은 것들이 선명하게 생각난다. 김연수 작가가 다녔을 교정과, 길다란 대성로, 중앙도서관 3층의 독서카드 보관대, 4층의 정기간행물, 라면일번지 뒤에 있던 탁구장.
김연수 작가는 소설가로 산다는 건 '여러번 고칠수록 문장이 좋아진다'는 걸 안다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써야한다. 쓸 수 없다면 모르는 것이다. 써질 수 없다면 하지 않아야 할 일이다. 단어와 문장과 문맥의 미묘한 차이를 잡아내고, 실체를 구분해내는 것은 쓸 때만이 가능하다. '훌륭한 문장'과 '그렇고 그런 문장'은 미묘한 차이를 잡아내는 능력이 있으냐 없느냐로 갈린다.
아름다운 문장을 읽으면, 쓰고 싶어진다. 쓴 글을 고쳐가면 결국 내 문장도 아름다워질 것이다. '이거 내가 쓴 게 맞나'하며 놀라게 될 것이다. 문장이 아름다워질수록 나도 아름답게 변해 간다. 어쩔 수 없이 아름다운 사람이 된다. 아마도 그럴 것이고, 그렇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