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행히도 보통사람들과 경쟁한다.

(세이노의 가르침)(1/5)

by 고길동

https://blog.naver.com/pyowa/223047505385


너무나 유명한 '세이노의 가름침'이다. 1955년생이니 곧 일흔이다. 그의 입지전적 경력, 자산규모, 통찰력 모두 놀랍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책의 가격이다. 세이노가 스스로 밝히길 자신은 어떤 인세도 받지 않으며, 가장 낮은 가격으로 대중에게 보급할 수 있는 출판사를 선택했다고 한다. 2023년 출간한 735쪽의 책인데도 7200원이다. 글자도 작고 여백도 촘촘한데, 아마도 한정된 지면에 더 많은 내용을 담으려 그랬을 것이다.


문장과 맥락이 세련되고, 뜬구름 같은 말이 없다. 꼭지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경험과 사색에서 나왔다. 치열하게 살아왔던 열정이 보이며, 무엇하나 허투루 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 속에서도 엄청난 독서력을 잃지 않았다. 세상에는 고수가 많다.


여러차례로 나눠 독서노트를 쓸 생각이다.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생각하려면 고민해야 하고, 고민하려면 뭐라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러니 경험하고 배워야한다. 경험은 환경속에서, 배우는 것은 책읽는 것이 가장 빠르다. 그런데 대부분 게으르다. 게으른데도 스스로는 게으른지 모른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언제나 묻고 다닌다.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도 않고, 자신의 생각을 먼저 말하지도 않는다. 언제나 묻고 다니니 자기 생각이 없다. 막연한 느낌만 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었을 땐, 자신도 원래 그렇게 생각했다고 안위하든지, 다른 사람의 생각의 일부의 흠을 찾아내며 자신이 날카롭다고 생각한다. 자기 생각이 없으니, 매사에 자신이 없다. 성공해도, 실패해도 이유를 모른다. 발전이 없으니 다시 묻고 다닌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이 못하는 이유를 기막히게 합리화한다. 쟤는 전공자야, 자격증이 있어, 경력이 길어, 경력은 짧지만 좋은 상사를 만났어, 가정이 안정되어 있어, 부모를 잘 만났어, 젊어, 책을 많이 읽었어, 운동신경이 좋아 등등 한도 끝도 없이 자신이 못하는 합리적 이유를 찾아낸다.


30년쯤 전 중앙대학교 전병서 교수님이 우리학교에서 민사소송법 특강을 했다. 교수 임용된 지 몇 년 되지 않으셨을 때다. '자신은 매일 연구실에 나와 논문을 읽고 글을 쓰는데, 그저그런 글만 쓰여진다. 앞으로도 학계에 반향을 일으킬 논문을 쓸 수 없을 것 같다'고 하셨다. 개인적 푸념은 아니고 고시공부하는 우리에게 희망을 주려는 격려의 말씀이었다.


'여러분, 천재들은 게을러요. 왠만큼만 하면 상위권에 도달하거든요. 어느정도 도달하면 이쯤이면 되지 하면서 게을러져요. 천재가 아닌 사람들이 열심히 하면 게으른 천재만큼의 성과는 달성할 수 있어요. 그정도면 합격할 수 있어요. 얼마나 다행이에요.


가끔 천재인데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 분들에게 스트레스 받지 말아요. 그런 분들은 존경하면 되요. 다행히도 천재면서 열심히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저는 이시윤 교수님(민사소송법의 대가이시다.)이 천재면서 열심히 하는 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그냥 존경하고 있어요.


여러분 열심히하면 다 합격할 수 있어요'


뭐 이런 취지의 말씀이었다.


나는 보통사람이고, 다행히도 보통사람들과 경쟁한다. 용산역, 교대역, 강남역의 많은 간판은 보통사람들의 살아남겠다는 몸부림이다. 간판과 매대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대단해 보이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다. 나를 포함해 모두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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