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 탈출 비법

by 고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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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이 가지고 있는 가위탈출 비법을 공개한다.


네이버에 가위탈출비법을 찾아보니 어처구니가 없다. 대책이 '편안한 마음 가지기', '손가락 발가락에 힘주기'란다. 확신컨대 이 사람은 가위에 제대로 눌려보지 않은 사람이다.


가위에 눌리면 몸에 이상한 기운이 들어 잠에서 깬다. 몸이 조금밖에 움직이지 않는다. 소리를 낸다고 내는데도 나지 않는다. 옆 사람을 깨울 수 없다. 주변도 보이는 것 같고, 생각도 하는 것 같은데, 현실적이진 않다. 이상한 사람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겁나기 마련이다. 편안한 마음을 갖을 수 있겠는가.


고등학교 시절 가위에 자주 눌렸다. 몸을 움직여 보려 힘을 주었지만 움직여지지 않았다. 꿈이 아니었나 생각해봤지만, 일어나보면 팔뚝에 실핏줄이 터져 있기도 있었다. 성경책을 머리위에 놓고 자보기도 하고, 가위눌릴 때 하느님을 찾아보기도 했지만 소용없었다. 가위는 꿈도 주술의 영역도 아니었다. 가위는 현실이었다.


가위의 특성에 탈출법이 있다.


가위는 눌린다. 위에서 가슴을 누른다. 옆에서 눌리는 가위란 없다. 팔다리를 누르거나 머리를 누르는 가위도 없다. 가위는 강약이 있다. 강해졌다 약해졌다를 반복한다. 강할 때는 꼼짝도 할 수 없지만, 약해질 때는 조금 움직일 수 있다.


위에서 가슴을 누른다면 가슴을 숨기면 된다. 힘을 아껴두었다가 가위가 약해졌을 때 힘껏 몸을 뒤척여 모로 눕는다. 어깨는 천정을 향하게 되니 가슴은 숨겨진다. 위에서 누르는 가위귀신은 더 이상 내 가슴을 누를 수 없다. 어깨를 조금씩 누르긴 하지만, 가슴이 눌리는 것만큼 겁나지 않는다. 가위귀신이 약올라하는 것 같아 뭔가 고소했다. 마음이 편해지니 가위는 점점 약해지고, 어느순간 나는 다시 잠에 빠지며 가위를 탈출했다.


이후로 나는 가위를 전혀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가위가 눌려도 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눌려지지 않는 인간이어선지 가위귀신은 거의 나를 찾아오지 않았다. 몇 년에 한 번씩 찾아오면 오히려 반가웠다.


나의 가위탈출법은 아무런 연역적, 귀납적 근거도 없다. 나의 개똥분석과 나 자신에 대한 30년 넘은 임상실험만 있었을 뿐이다. 여러분도 나름의 탈출법을 찾아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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