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을 팔 수 있는가.

(Super 1인 변호사 : Start편)

by 고길동

https://blog.naver.com/pyowa/223061004926



21명의 변호사가 공동저작한 1인 변호사 도전기다. 목차별로 분야를 나누어 작성하고 서로 퇴고한 걸로 보인다. 문체가 일관되지 않고, 내용도 서로 충돌하는 부분이 없지 않다. 그렇더라도 현장감이 녹아 있고,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책이다. 돈 잘버는 변호사들의 '변호사 성공기' 같은 게 있으면 좋을테지만, 고수가 가르쳐 준다한들, 하수가 고수의 품세를 따라할 수 있겠는가. 하수의 입장에선 고수의 책보다, 중하수의 책이 더 현실적인 법이다.


제목과 메세지가 반전인 책이다. '1인 변호사'라는 책인데, 끝까지 읽고나면 '1인 변호사를 하면 안되겠구나'하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1인 사무실은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다는 매력이 있다. 누구의 도움도 없다는 뜻도 된다. 볼펜이 바닥에 떨어지도 스스로 줍지 않으면 볼펜은 영원히 바닥에 있게 된다. 의뢰인을 찾아오게 해야하고, 의뢰인이 사무실을 둘러보고 안심할 수 있게 유지관리해야한다. 상담 후 계약금을 넣게 만들어야 하고, 열람/복사도 직접해야하며, 법정이나 경찰서에 다닐때 '전화비서'를 쓴다고 하고 여의치가 않을 것이다. 자유롭기위해 시작한 1인 변호사지만, 이거저거 신경쓰면서 실속없는 바쁨속에 몸과 시간이 녹아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음....그렇군.


공부를 잘하려면 공부잘하는 사람처럼 하면 된다. 뭐든 잘하는 사람에게 배워야 한다. 변호사 시장에서 잘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일단 1인 변호사는 아니다. 이 책의 저자들도 어느정도 안정되면 다들 1인 변호사를 탈출했다. 1인 변호사의 경험이 직원을 관리하는데 유용하다는 무용담 같은 게 있을 뿐이다. 무용담이라 찌질한 부분은 다 삭제되었겠지만, 한 발 앞서 나간 경험담은 큰 도움이 된다. 삭제되었을 그 찌질함은 경험으로 혼자만 알아야 할 몫이다. 저자들 모두 한 칸 한 칸 헤쳐나온 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업자는 무언가를 팔 수 있어야 한다. 판다는 것은 누군가가 아닌 바로 '나에게' 돈을 지급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누군가보다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경쟁력은 말만으로 보여줄 수 없다. 누군가에게 내어 보여줄 것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없으면 만들어야 한다.


개업을 해 본 적이 없는 입장에서, '1인 변호사'를 품평하는 게 스스로도 어처구니 없다. 바나나를 처음 본 사람이 사진을 보면서 바나나 맛을 품평하는 것 같다. '저 과일이 바나나라는데 말이야. 내 경험과 지식에 비추어보면 말이야. 아마도 이런 맛일꺼야. 암....'


photo-1579523360595-bee0f3b9fafb.jpg louishansel,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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