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학 개론, 김승호)(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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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에서 월급을 받으며 살았다. 정부부처이니 오너, 투자, 이익이라는 개념은 없었다. 업무주체가 국가이니 세금업무도 없었다. 공익을 위해 업무를 수행하므로 성과라는 것은 숫자로 측정되기 어려웠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품평으로 성과에 등수를 먹였다. 경력이 30년이 넘어도, 장차관까지 승진하였다해도 오너, 투자, 이익, 세금 업무는 모두 낯설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직장내에서 '돈' 얘기 하는 사람이 없었다. '나랏일을 하는 사람이 '돈'에 꽂혀 살면 되는가'라는 분위기였다. 그러면서도 아름아름, 어찌어찌 집 하나 마련하려고 이러저리 종종거리며 살았다.
직장생활 20년을 넘게 했는데도 사업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려지지 않는다. 개업하신 선배들 얘기를 들으면 다 잘 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 내가 정말 잘 할 수 있을지, 선배들은 정말 잘 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사장님의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김승호 회장이 이번엔 '사장학 개론'을 썼다. 이전 책 '돈의 속성'에서도 많은 것을 배웠는데, '사장학 개론'도 단순히 관리자가 아닌, 사장은 어떻게 살아야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유명 책들의 문구를 모아놓은 짜집기 책과는 수준이 다르다. 자신이 사장을 하면서 느낀 것과 고민을 자신의 언어로 풀어놓고 있다. 사장들을 대상으로 꾸준히 강의를 하고 있으므로 지금 사장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듯하다. 비록 글이지만, 김승호 회장의 자신감, 단호함, 현장감이 느껴진다.
나는 자존감이 있는 편인데, 그래선지 자뻑하는 순간이 많다. 사건처리를 기획하고, 조사하고, 처리하면서, 나의 다재다능하고, 속도감 있는 추진력에 스스로 자뻑하기도 했다. 연차가 쌓일수록 담당자들의 업무가 답답하고, 방향이나 디테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면서 스스로 꼰대가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닌가 불안하기도 했다.
이제 사회에 나왔으니 사장은 아니지만, 사장처럼 살아야 한다. 성실에 모든 걸 걸면 알 된다. 열심히만 하는 건 풀레버리지 당하고 있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사업을 어떻게 기획할 것인가. 무엇을 위임할 것인가. 금융과 부동산의 도움은 어떻게 받을 것인가. 세금에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직장인이 힘든 만큼, 사장도 힘들 것이다. 확실한 것은 사장은 직원보다 외롭고, 책임에 더욱 노출되어 있다. 다행히 모든 사장들이 힘들고, 외롭고, 책임에 흔들거린다. 모든 사장들은 위태로운 경주에서 뛰고 있다.
군대에서 행군을 하다보면 이등병이 낙오한다. 병장도, 상병도 모두 힘든데 이등병만 낙오한다. 힘에 부친 이등병은 자신이 낙오할 수밖에 없는 여러가지 이유를 찾아낸다. 이등병은 그렇게 뒤로 처진다. 병장들은 모두 힘든 순간이라는 것을 안다. 모두 한계에 임박했으니 한 걸음만 더 나아가자고 마음 먹으며 걷는다. 마침내 끝까지 걷는다.
사장도 그런거 아닐까. 힘들지만 기어코 끝까지 걷는 일 말이다.
이제 첫 부분 읽었는데, 나머지 부분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