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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길동 Jun 12. 2023

'부자들의 음모'라는 막연한 공상

https://blog.naver.com/pyowa/223126247965


오늘 무언가를 읽다가 '부자들의 큰 음모 속에 살고 있는 게 아닌가'하는 공상을 했다.


나리님들과 사장님들은 말한다. 


'열심히 공부해서, 나라의 일꾼이 되고, 근검절약하여 저축하고, 결혼해서 새로운 나라의 일꾼을 생산하는 것이 애국하는 것이다. 성실한 회사생활을 위해 겸직이나 영리행위는 하면 안 된다. 지나친 대출은 위험하니 한푼두푼 모아 돈에 맞는 1주택에서 살면된다. 돈이 모자라면 국가에서 임대주택을 마련해줄 것이다. 회사에 충실하고 국가가 제공하는 복지혜택을 누리면 인간답게 살수 있다. 세금은 부의 재분배를 위해 나랏님들이 잘 책정할 것이니 굳이 공부할 필요는 없다.'


요약하면 성실히 살면 나라와 회사가 잘 보살펴 줄테니 아무 생각말라는 것이다. 부자들은 부자로 계속 살테니, 평범한 사람들은 앞으로도 평범하게 살라는 것이다.


권력자와 부자들은 그들이 말하는 것과 정확히 반대로 산다.


열심히 공부만 해서는 좋은 대학에 갈 수 없도록 만들었다. 입시전형을 어렵게 만들어 부모가 방향을 잡아주는 학생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먹고살기 바쁜 가정의 중고생이 대학에 가기는 훨씬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입구를 좁혀놓고 왜 들어오지 못했느냐고 안타깝다고 말한다. 저축으로 자산을 구축하지 않는다. 기초자산은 증여로 구축하고 , 이를 바탕으로 훨씬 많은 레버리지를 일으켜 자산규모를 키운다. 


안정적 일자리를 차지한 그들은 안정적 수입으로 이자를 내며 부채가 인플레로 녹아내리길 기다린다. 그들은 나라의 위기가 오면 정부는 인플레를 유발하여 국가, 공기업, 대기업들의 부채의 부담을 줄이고 서민들의 저축을 쪼그라트린다는 걸 안다. 서민들의 통장을 녹여 정부기관과 대기업의 부채를 메꾼다는 걸 안다. 그들은 그 파도에 올라탄다. 정부가 하라는 대로가 아닌, 정부가 무엇을 하는지를 본다. 권력자와 부자들은 임대주택이 좋다하면서, 살라하면서, 아무도 임대주택에 살지 않는다. '너네들은 왜 임대주택에 살지 않느냐'고 항의하면 너네와 우리가 같느냐는 눈빛으로 내려본다. 


나라의 일꾼이 되지 않고 일꾼들의 사장이 된다. 회사원이 아니니 가족 법인 임원이나 작은 가게를 운영하면서 겸직과 영리행위로 돈 버는 방법을 배우고 경험한다. 세금을 공부하고, 테크닉, 탈법, 합법을 오가며 정부정책에 기민하게 대응한다. 개인의 삶에 대해 국가는 아무것도 보장해주지 않음을 이미 깨치고 정권이 바뀌더라도 변치 않는 건 자산뿐임을 정확히 안다.


IS-LM곡선(수요공급곡선), 그리스 철학, 죄형법정주는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가르친다. 세금, 대출, 근로계약, 부동산 매매 같은 훨씬 현실적인 것은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다. 요즘은 어쩐지 모르겠다. 나랏님들과 부자들에게 따질 수 있어서 그런건지, 따라할까봐 그런건지 모르겠다.


누군가의 빅피쳐는 아니겠지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더니 막연한 공상으로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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