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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길동 Aug 06. 2023

프로펠러 하나로 나는 헬기는 없다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유시민)(2/3)

https://blog.naver.com/pyowa/223176254850


막연하게 생각하면 다 알고 있는 것만 같다.


프로펠러 돌면 헬기는 하늘로 뜬다. 속도를 높이면 날아간다. 거기에 아무런 의문도 없고, 더 이상 알 것도 없는 것만 같다. 어느 날 궁금해졌다. '왜 모든 헬기에는 꼬리날개가 있을까?' 잠시 궁금했다 곧 잊었다. 어느 날 헬기조종사를 만났는데, 그 궁금함이 마침 떠올랐다.


"프로펠러 하나로 나는 헬기는 없어요." 헬기조종사는 말했다.


그러고보니 모든 헬기에는 둘 이상의 프로펠러가 있었다. 그 단순한 사실을 나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프로펠러가 하나이면 동체는 반대방향으로 돈다. 그러니 꼬리에 프로펠러가 있던지, 주 프로펠러가 두 개이던지 해야만 헬기는 날 수 있었던 것이다. 헬기에 대해 찾아보며 조금씩 이해를 넓혔다. 주 프로펠러의 각도까지 조정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 후 날아다니는 헬기가 달리 보였다. 


뭔가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궁금할 것이 없다.


모든 생물의 DNA의 염기가 4가지 종류로 같다. 나무도, 풀도 나와 DNA 염기가 같다니 놀랍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먼 옛날 같은 조상으로부터 나왔다는 말이다. 유시민 작가의 말대로 그러니 주변의 살아있는 모든 것이 달리 보인다. 


원자핵이 만유인력으로 전자를 잡고 있고, 전자는 원자핵의 잡아당김을 회전력으로 버티며 회전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많은 원자는 전자를 여러 개 가지고 있다. 원자핵을 회전하는 여러 전자들이 서로 밀며 간섭할 수 있다는 생각은 못해봤다. 그들은 회전의 방향을 달리하여 같이 공존한다고 한다. 


여러 원자가 뭉쳐지는 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H2O라고 막연히 외웠을 뿐 왜 물분자가 되었을까 생각하지 못했다. 전자가 접착제 역할을 한단다. 가볍디 가벼원 전자가 공유결합과 이온결합으로 원자를 묶어 낸다고 한다. 나는 그동안 '원자끼리 잡아당기고 있지 않을까.', '서로 잘 맞는 뭔가가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히 생각으로 아는 것처럼 느끼고 있었다.


막연한데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궁금해하지 않게 된다. 알지못하는데도 확신하게 된다. 모르고,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된다. 그에게는 확신과 과거만이 남게 된다.


모른다는 걸 알아야 한다. 궁금해 하고 호기심이 있어야 생각하게 된다. 바뀔 부분이 남아 있다는 것은 발전할 부분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미래의 영역이 남아 있는 것이다. 옛날 이야기, 라떼의 이야기가 아니라 앞으로의 이야기가 남아 있다는 것은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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