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에서 살아남기)(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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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능력 있는 조언자를 찾아가자>
몸이 아파 길에 주저 앉았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빨리’, ‘의사’를 만나야 한다. 네이버와 구글을 검색하며 병을 분석하고 있는 것도 바보 같은 일이고, 지나가는 행인들이게 치료법을 물어보는 것도 무의미한 일이다. 행인들이야 쓰러져있는 당신 주변에 모여 ‘어떻게’, ‘안 되었네’만 중얼거리고 있을 것이니까.
조직생활을 건강히 하고 있는데, 갑자기 갈등에 휘말렸을 때, 느닷없이 감사를 받게 되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빨리’ ‘능력 있는 조언자’를 찾아가야 한다.
최대한 빨리 조언을 구해야 한다. 갈등이 깊어지기 전에, 감사가 개시되기 전에, 조사를 받기 전에 조언을 구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 그렇게 하지 않는다. 사건의 초기일수록 대안이 많은데도, 피조사자는 자기가 혼자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갈등이 시작되면 피조사자는 사태해결을 위해 혼자서 이리저리 움직인다. 네이버, 구글, 유튜브를 검색해 본다. 인터넷에 피조사가의 사정에 딱 맞는 사정이 있을 리 없고, 자신의 처별 경과를 소소히 써 놓은 사람도 없다. 무언가 열심히 하였지만 아무런 진척이 있을 리 없다. 주변 사람들을 만난다. 억울함을 호소하고, 상대의 잘못도 드러낸다. 주변 사람들은 자기들이 도와주겠다고, 잘 해결될 거라고 위로와 격려를 받는다.
사건의 해결에 필요한 것은 맞장구나 위로가 아니다. 현실적 조언이다. 문제는 현실적 조언을 해줄 사람이 곁에 없고, 호기심 가득한 맞장구들만 주변에 가득하다는 것이다. 주변인들은 사건이 궁금할 뿐 피조사자처럼 절실하지 않다. 아니면 말고식 조언만이 난무할 것이다. 무엇보다 당신보다 사건을 모른다. 조언을 수동적으로 받다 보면 허망하게도 감사가 시작된다.
어느 날 감사개시통보를 받는다. 피조사자는 당황한다. 낌새를 몰랐을 수도 있고, 민원으로 끝날 거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갈등은 있었지만 감사실에 신고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수 있다. 몇 명이, 무엇을, 어디까지 신고했는지도 모르겠고, 누구에게까지 보고되었는지도 모르니 피조사자는 극도로 불안해진다.
‘큰일 아니니, 편하게 오시면 됩니다.’라는 감사관의 전화에 감사장에 갔지만, 질문 내용을 들으며 피조사자는 놀란다. 감사관의 타이핑 소리를 배경으로 ‘이런 것까지 신고하다니’, ‘이런 것도 문제가 되는건가’, ‘이건 억울한데’를 생각한다. 꼼짝없이 피조사자가 되었다는 것을 실감한다. 이후에 진술 번복이 가능하긴 하지만, 이미 자인하였던 진술이 있는 상태에서 번복한다 한들 이미 일관성이 깨진 진술이다. 신빙성이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
울고 있다고 누가 일으켜주지 않는다. 스스로 일어나야 한다. 최대한 빨리, 되도록 감사가 개시되기 전에, 능력 있는 조언자를 찾아나서야 한다. 나른하게 다가오는 조언을 기다리고 있어선 안 된다.
무엇보다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능력 있거나 감사경험이 있는 사람을 찾는다는 게 쉽지 않다. 감사를 여러 번 받아본 사람도 없을 것이고, 감사실 근무경력자가 같은 기관에 있기도 어렵고, 변호사를 찾아가자니 수임이 필요한 사건이라며 계약서를 쓰려할 것만 같다.
그렇더라도 처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감사를 해봤거나, 믿음이 가는 선배거나, 직위나 근무경력이 높아 감사가 처리되는 과정을 많이 지켜봤거나, 전문지식이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같은 회사 사람이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몇 년 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사람이더라도 용기 내어 연락해야 한다. 급한 사람은 피조사자 자신 아니던가. 바쁘거나 여의치 않아 거절한다면 서운해하지 말고 다른 사람과 접촉해야 한다. 그동안의 경과를 간단히 설명하고 한 번 찾아봐도 좋겠느냐고 물어보라. 어색하고 뻘쭘해도 물어보라. 많은 사람들이 의외로 마음이 넓다. 괜찮다고 오라고 할 것이다.
능력있는 조언자를 만날 땐 상담자료를 구체적으로, 진실되게 준비해야 한다. 성의를 가지고 상담에 임하고, 조언자의 의견에서 행동에 반영할 부분을 찾아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