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에서 살아남기)(31)
https://blog.naver.com/pyowa/223019488625
<제발 소명한답시고, 자백하지 말자.>
‘나는 하라는대로 했다.’ ‘전임자가 하던대로 했을 뿐이다.’
감사를 나가보면 가장 많이 듣는 소명이다.
무언가 문책한다는 것은 2단계로 이루어진다. 첫 번째로 의무위반여부를 확정하고, 두 번째로 문책의 수위를 정한다. 첫 번째는 존부의 문제이고, 두 번째는 정도의 문제다. 의무위반이 인정되지 않으면 문책의 수위는 고민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감사반은 언제나 의무위반문제를 먼저 확정하려고 한다. 거기에 신경이 곤두세워 있다.
의무위반이란,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을 하지 않았거나’ 역으로, ‘~하지 않을 의무’가 있음에도 ‘~을 한’ 경우를 말한다. 의무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하려면, ① 자신의 행동에 대한 근거를 대거나, ②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인지 알았다고 말하거나, ③ 관련규정이나 현실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는 상황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 그런 진술을 하지 않는다. 그저 자기는 나쁜 사람이 아니고, 자신은 최선을 다했고, 자기가 처한 상황을 잘 설명하면 감사반이 이해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가르치거나 연구하는 직군의 사람들이 그러하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감사반은 그런 거 관심없다. 그들은 돌아가서 어떻게 보고할 것인가. 감사보고서를 어떻게 쓸 것인가. 문답서에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에만 관심이 있다.
‘나는 하라는대로 했다.’ ‘전임자가 하던대로 했을 뿐이다.’는 소명은 의무위반이 있었다는 사실은 전제로 한 진술이다. 대상자는 적극적으로 소명했고 감사반도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잊지말자. 감사반은 감사가 직무다. 그들은 어떻든 감사보고서를 써야한다. 거기에는 처분도 있고, 양정도 있다. 감사반은 계속되는 진술 속에서 '자백'과 '자인' 부분만을 쏙쏙 빼먹을 것이다. 그 수많은 진술은 요약하면 '제가 위반한 것이 맞고요. 선처를 바랍니다.'가 될 것이다.
‘자백은 증거의 왕’이라고 하지 않던가. 형사절차에서도 그런데, 감사는 형사소송법상 엄격한 증거법칙도 필요없다. 진술에 대한 보강증거도 필수적이지 않다. 그러니 감사에 있어 자백은 사실 인정의 ‘왕중왕’이다. 그러니 제발 소명한답시고, 자백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