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에서 살아남기)(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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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질문을 선택할 수 없다.>
수사건, 감사건 조사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모니터 뒷통수를 보고 오랫동안 앉아서 문답하고 조서에 서명날인 해 본 사람은 훨씬 적다. 조서 매쪽마다 간인 지장을 찍거나 서명해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피조사자로 앉아 있는 내내 위축되고, 답답하고, 불리하다.
요즘같은 세상에 윽박을 지르거나 진술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자유로운 상태에서 ‘임의로’ 진술한다. 그런데 왜 위축되고, 불리한 자리가 될까.
많은 사람들이 ‘처벌받을 수 있으니까 위축되는 것 아닌가’하고 막연히 생각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참고인 처럼 나의 처벌이나 문책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하더라도 위축되고, 불리한 느낌이다. 심지어는 피해자로 가서 조사를 받을 때도 마찬가지다.
왜 그런가.
이유는 간단하다. 당신이 질문을 선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질문은 수사관이나 감사관이 한다. 질문은 그들이 선택한다. 그들은 그들이 필요한 질문만 한다. 조사받는 사람이 다른 상황을 말하여도, 다른 분야를 제보해도 그들은 관심이 없다. 조사받는 사람이 조사관에게 질문한다면 황당한 표정으로 쳐다볼 것이다. 조금 친절한 조사관이 맞장구를 쳐출 수는 있겠다. 오해는 마시라. 그건 말 그대로 맞장구일 뿐이다. 맞장구 치면서 자기가 쓰고 싶었던 단서를 찾아내려 할 것이다. 당신이 얘기한 어떤 내용도 조서에 써주지 않을 것이다. 쓰기 귀찮은 것도 있고, 무엇보다 써 놓으면 나중에 결정문이나 보고서 쓰는데 오히려 방해만 되기 때문이다.
바둑 둘 줄 아는가? 바둑에선 선수(先手)가 중요하다. 선수(先手)를 가진다는 말은 상대방이 그에 따라둘 수밖에 없는 결정적 지점에 바둑돌을 놓았다는 말이다. 상대방은 더 큰 수를 두어 선수(先手)를 찾아와야 이길 수 있다. 선수(先手)를 따라 후수(後手)로 이어두면 그 바둑은 집을 세어 보나 마나 필패다.
조사받는 당신은 조사받는 내내 후수(後手)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건 바뀌지 않는다. 그러니 잘해야 본전이다. 아무리 똑똑하고, 경험이 많고, 배짱이 좋고, 위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조사받는 동안 후수(後手)라는 사실이 달라지지 않는다.
조사받을 예정인가.
후수(後手)는 어쩔수 없으니 최대한 아웃복싱.
요리조리 피하면서 진술은 최대한 적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