낌새를 눈치채야 한다.

(감사에서 살아남기)(34)

by 고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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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낌새를 눈치채야 한다.>


자신의 의도를노출시키지 않고, 상대의 의도를 읽으면 경기에서 이긴다. 선수들은 스탭을 밟으며, 쨉을 뻗어보며, 의도를 숨기고 읽는다.


선수들의 의도는 '낌새'라는 이름으로 잠깐씩, 조금씩 비춰지기 마련이다. '눈치'있는 상대는 '낌새'를 놓치지 않고 낚아챈다. '낌새'를 어떻게 요리할 것인지는 선수마다의 내공에 달려있다.


선수의 내공을 굳이 분류해보자면, '낌새'마저 모르면 하수이고, '낌새'를 낚아채면 '중수'이고, '낌새'를 부풀려 먹으면 '고수'다. 모든 선수들은 '낌새'를 '눈치' 낚아채 '부풀려' 먹으려 한다. 승패는 상대적인 것이다. 현재의 상대방을 이기면 된다. 경기는 시작되었고, 스탭을 밟으며, 쨉을 뻗으며, 페이트 모션을 준다. '촉', '감', '재치', '용기'의 대결이 계속된다. 고수는 허점을 발견하면 일타로 끝내지 않는다. 보인 허점을 더 크게 만들어 결정타를 날린다. 그때 경기는 끝난다.


사건을 처리하다보면 부풀려 먹는 '고수'들을 만나게 된다. 감탄이 절로 나온다. 부풀려 먹으려면 '낌새'를 순간적으로 낚아채야 하고, 계속 거짓으로 진술하게 하여 '일관성'과 '신빙성'을 완전히 무너뜨려야 한다. '촉', '감', '재치', '용기'가 모두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진술인이 허위로 진술할 때, 바로 그것은 허위의 진술이라고 지적하면 그걸로 끝난다. 부풀려 먹을 수 없다. 진술인은 '제가 잘못 기억했습니다.', '잘못 말했습니다.', '정정합니다.'로 간단히 정리해버린다. 진술인이 허위로 진술했을 때, '그 다음엔 어떻게 했나요?'라고 묻는 것이 고수다. 진술인은 자신의 허위진술이 통했다고 자만게 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지어내거나, 명확하지 않을 것을 정확한 듯 말할 것이다. 몇 가지 답변을 연이어 지어내면 '잘못 기억했습니다.', '잘못 말했습니다.'로 간단히 둘러댈 수 없게 된다. 진술인의 일관성과 신빙성은 동시에 날아간 것이다. 명확했던 다른 진술의 신빙성마저 통째로 의심받게 된다.


한동훈 장관 인사청문회는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이모'다. 장관 인사청문회인데도 '김남국 의원'이 이상한 모양의 스타가 되었다. 한동훈 장관은 '낌새'를 '눈치'로 낚아채 '부풀려' 버렸다.


한동훈 장관 인사청문회 대화내용인데, 어떤 것이 결정적인 질문 같은가.


'이 논문을 1저자로 썼습니다. 이모와 같이'

'누구와 같이 썼다고요?'

'이모하고요. 이모'

'제 딸이요?'

'그렇습니다.'

'이모...누구 이모 말씀이신가요.'

'이모랑 같이 뭘 했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봅니다.'

'이모랑 했다는 걸 팩트를 좀 알려주십시오.'


여기서 보통의 관료들은 첫번째 질문 '이모와 같이'라고 다그치면, '의원님이 오해하신 것입니다. 그것은 이00씨를 이모씨로 표현한 것입니다.'고 답변했을 것이다. 그러면 의원은 '제가 잘못 보았네요'라고 하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간다. '낌새'를 '눈치'챘지만, 부풀려지지 않았으므로 헤프닝으로 사그라들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결정적 질문은 '누구와 같이 썼다고요?'다. 김남국 의원은 저 질문에 낚였다. 한동훈 장관의 이어진 공격을 김남국 의원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알아챈 순간에는 미이 돌아갈다리가 완전히 불태워진 후였다. 자신이 원하지 않는 모양의 청문회 스타가 되어 버렸다.


감사관은 낌새를 낚아채 부풀려 먹으려 할 것이다.'낌새'를 흘리지 않은 가장 좋은 방법은 사실에 기반하여 간결하게 진술하는 것이다. 묻지 않는 것은 말하지 않는다. 사건과 관련이 없어도 불리한 것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피조사자가 말한 어느 진술을 어떻게 낚아챌런지 모르니까 말이다. 피조사자의 방어는 막연한 방어가 아니라, 감사관의 '낌새'를 '눈치'채며 대응해야 하는 공세적 방어다.


https://youtu.be/0zbukl-Z8d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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