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 범죄자'라는 오만한 단어

by 고길동


'잠재적 범죄자'라는 단어에는 두 가지 오만이 깔려 있다.

1. 나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

2. 나의 안전을 위해 잠재적 범죄자의 권리는 제한될 수 있다.


모든 범죄자는 당연하게도 최초에는 초범이었다. 그들은 죄인으로 태어나지 않았다. 나도 어느순간 초범이 될 수 있다. 재범도 같은 논리를 펼칠 수 있다.


누가, 무슨 기준으로 나의 '잠재성', '재범의 위험성'을 판단한단 말인가. 헌법은 죄형법정주의를 선언하고 있다. 미리 법률로 정하고, 법정에서 서로 공격과 방어를 거쳐 증거로 입증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후에야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는 것이다. 헌법에 규정된 이유는 무엇인가. 권력자와 대중은 법률을 동원해서라도 불안이라고 느끼는 싹을 자를 것이기 때문이다.


군사정권부터 2000년대까지도 법률의 형식으로 사회의 안전을 위해 기본권을 제한했었다. 어렵게 어렵게 사회안전법과 사회보호법이 폐지되었다. 성범죄자 신상정보공개, 고지도 법률의 근거를 두고, 법원의 판결이 있을 때라야 집행하고 있다.


형기를 마친 사람에 대해 거주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24시간 감시체계가 가동되어 재범의 위험성이 없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말한다.


공공임대 기사를 보다 생각이 퍼져나갔다. 공공임대가 전월세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면, 사회안전을 위해 주거를 박탈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공공임대 거주 파렴치범이라면 혈세의 낭비라는 여론이 조성되고 이를 바탕으로 강제퇴거까지 요구하지 않을까. 파렴치범은 어디로 갈 수 있겠는가. 그들은 가장 열악한 집이나 길거리로 눕게 될 것이다. 그 때문에 다시 범죄에 내몰릴 것이다.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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