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이 불법을 덮는 사회는 위태롭다.

by 고길동

많은 사건을 처리해봤고, 지금도 처리하고 있다.


사건을 처리하다보면 불법을 '선함'이나 '공익'으로 덮으려는 시도가 많다. 너무도 많다. 그들은 대의와 지엽말단을 구분한다. 대의는 지엽말단의 불법을 가뿐히 덮어버린다. 불법에 대한 조사는 지엽말단에 빠진 한심한 행동이라고 여긴다.


대상자 뿐만 아니라, 관중도 사건을 선악으로 구분한다. 왜 그런가. 선악판단이 가장 쉽고 직관적이기 때문이다. 직관에는 논리가 필요없다. 판단이 섰으므로 추가적인 사실도 불필요하다. 주어진 사실임에도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양 판단한다.


선악은 객관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최소한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세계에서는 그렇다. 오히려 합법과 불법은 객관적으로 판단된다. 선악에 대한 직관이란 지극히 주관적이다. 공익이라고 믿는 것도 주관적이긴 마찬가지다. 스스로 생각할 때나 그런 것이다. 공익으로 피해받은 상대방은 '공익이라는 이름의 악'을 체감하고 고통스러워할 뿐이다. 결국 현실에서의 사건은 선과 선의 대결이다.


커다란 공익이 작은 불법을 덮는 사회는 위태롭다. 사건은 선과 선의 대결이으므로, 양 당사자는 서로 자신의 불법을 정당화하게 될 것이다. 그건 공익을 위한 작은 위반에 불과하다는 핑계를 수도 없이 서로서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불법은 불법의 꼬리를 물고 퍼져나갈 것이다. 이제 법은 더 이상 객관적 기준이 되지 못한다.

그 불법이 나에게까지 도착하는 것은 겨우 시간의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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