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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길동 Jan 04. 2024

입봉 :  전북 완주군 소양면에 있는 봉우리

https://blog.naver.com/pyowa/223312765777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무려 작가다. 출간한 책도 여러 권이고, 메이저 일간지에 오랫동안 글을 썼다. 진정 글로 먹고사는 정녕 작가인 것이다. 마지막 만난 지가 10년도 전이니 둘 다 훌쩍 늙어서 만났다.



출판사 사람이랑 같이와도 되냐고 묻는다. 사무실도 구경하겠단다. 나랑 아무런 상관 없는 사람인데 얼마든지 오라했다. 사무실에 만나 명함을 주고 받는데 왠지 비지니스 느낌이었다. 출판사에서 출간한 책도 몇 권 선물로 받고 출판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도 들었다.



입봉을 해야한단다. 나는 입봉을 영화용어로 알고 있었다. 감독이나 시나리오 작가의 입봉작. 이 정도의 감만 있었다. 글쓰기에도 입봉이라는 말을 쓴단다. 글쓰기의 성취는 결국 작가가 되는 것이며, 작가는 입봉작이 있어야 한단다. 자비출판은 입봉작이 될 수 없으며, 1인 출판사는 에디터쉽이 부족한 경우가 꽤 있다고 했다. 업력있는 출판사의 기획과 편집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입봉작이 된단다. 기획출판이야말로 진정한 입봉작이란다. 대화의 도약 속도는 가팔라 나는 따라가기 급급했다.



그러더니 대뜸 책을 써보란다. 주제도 이미 정해놨단다. 그 분야에 대해 책 쓸만큼 알지 못하다고 했지만, 충분히 쓸 수 있다며 자신들이 많이 생각하고 온 거란다. 나는 시골영감 서울구경하듯 어리둥절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났다. 퇴근무렵 써보겠다고 문자를 보냈다. 2024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등정이 시작됐다. 무려 입봉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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