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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길동 Jan 28. 2024

자아 성취에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

(화가가 된 파리의 우체부, 루이 비뱅)

https://blog.naver.com/pyowa/223336108984


루이 비뱅은 프랑스 화가인데 '소박파'라고 불린다. 무슨 화풍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전업화가가 아닌 비전공 화가들을 부르는 말이다. 61살 정년퇴임때까지 우체부였다. 그림은 취미로 생계의 남은 시간에 틈틈이 그렸다. 누구한테 배우지 않았으므로 화풍 같은 것 없었고, 그런 이유로 누구의 그림과도 달랐다.


소실점이 일정하지 않다. 장면장면은 감각적이지만 전체 화폭을 조망하면 뒤틀려 보인다. 부감법에 따라  장면을 구분하지도 않는다. 전경, 중경, 원경을 구분하면 도약이 있고 시점이 달라져도 안정적 시선을 유지할 수 있다. 비뱅은 장면을 그리고 모자이크처럼 구성했다. 보이지 않는 모든 것을 보이게 그렸다. 피카소와 같은 추상화가들에영향을 미쳤다.


인물이나 탈 것을 평면으로 그렸다. 배경은 추상화로, 등장인물은 종이인형처럼 그려 같은 간격으로 배치했다. 이집트 벽화나 '구름빵' 만화의 처럼 그려졌다. 갈리는 길도, 사람도, 벽돌도, 화분도 데칼코마니 같은 대치구도로 그려냈다.


자아 성취에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 루이 비뱅처럼 은퇴 이후에 이룬 사람도 있고, 요절하여 젊은 시절 성취에 도달한 사람도 있다. 너무 오래살아 성취를 모두 오염시킨 사람들도 많다. 자아의 성취와 삶의 기간은 비례하지 않다.


자아의 성취와 연동되는 것은 무엇인가. '집중'이다. 시간의 총량이 같아도 짧게 집중하는 사람이 길고 옅게 하는 사람보다 발전한다. 길고 옅게 하는 사람들은 바쁘기만 바쁠뿐, 뿌듯하기만 뿌듯할 뿐 성취가 있기 어렵다. 비뱅은 취미로 그림을 그리다 퇴직 후 열정적으로 그렸다. 5시에 일어나 하루종일, 매일매일 그림을 그렸다. 팔리지도 않는 그림이었고, 형편은 넉넉치 않았지만 물감은 사야했다. 이름난 화가의 칭찬 한마디 없는 속에서도 그는 매일, 그리고 종일 그렸다.


나는 무엇을 성취할 것인가. 무엇에 집중할 것인가.


책을 보다, 카유보트의 그림을 보고 감탄이 나왔다. 소실점 처리, 원경, 중경, 근경의 구분, 과감한 가로등 배치, 정적인 화면에 움직임이 느껴지는 세련됨이 있었다. 움직임과 세련됨은 보도블럭에서 나오는 것 같았는데, 그림 밖 앞쪽 의 소실점에서 그림 속 2개의 소실점으로 시선이 나뉘어 거리의 사람들로 흩어졌다. 길이 봉긋 올랐다가 멀어지게 처리하는 솜씨가 놀랍다. 읽다 만 '서양미술사'를 다시 읽어야겠다.



꽃이 있는 강변, 루이 비뱅



생 벨상 드 폴 성당, 루이 비뱅



아셀스 애비뉴, 루이비뱅


사크레쾨르 대성당, 루이 비뱅


사크레쾨르 대성당 전경, 루이 비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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