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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길동 Feb 22. 2024

블로그, 나의 생각 관찰기

(미술가 정진C의 아무런 하루, 정진)(4/4)

https://blog.naver.com/pyowa/223361433652



언어는 감정의 추상화라고도 하고, 감정은 언어로 구성된 것이라고 한다. 어찌되었건 감정은 언어로 생각되고, 언어가 없으면 설명될 수 없다.


우리의 일상은 사건과 생각으로 흐른다. 거기에 많은 단어가 나타났다 사라진다. 생각과 감정이 봉긋 올랐다 후두둑 떨어진다. 생각을 더듬어보아도 새로운 일상에 덮혀 찾을 수 없다.


사물을 관찰하고, 관계를 가만히 생각해봐야 한다. 생각이 없다면 몸을 움직여야 한다. 몸을 움직여야 생각이 솟는다.  내 감정에 대응하는 정확한 단어는 없을테니 감정을 단어에만 맡기지 말고 스스로 요리조리 둘러봐야 한다. 단어의 넓은 스펙트럼에 내 감정은 어디쯤에 있는지, 다른 단어와 걸쳐져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봐야 한다.


'고민苦悶'과 '고독孤獨'을 자주 쓰는 사람이 있다. 대부분은 무엇이 '고민'이고 어떻게 '고독'한지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들이다. 그저 막막하고 대책없음 상태를 두루뭉술 고민스럽고, 고독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감정의 과장 속에서 나온 단어 '고민'과 '고독'은 막막함과 대책없음을 더 가속화시킨다. '고민'은 '생각'이라 말하면 가벼워지고, '고독'은 '심심함'이라 생각하면 조금은 포근해진다. 이런 감정과 단어가 얼마나 많을까.


정진 작가는 아무런 하루마다 생각을 관찰하고 기록했다. 생각 관찰기를 쓰다보면 생각은 발전해 간다. 


내 블로그도 나름의 생각 관찰기가 아닐까.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나의 생각 관찰기. 결국 언젠가부턴 퇴보하겠지만, 그때까지는 퇴보하기 싫다.


파브르 곤충기 Jean-Henri Fabre (1823-1915) beobachtet Insekten aus Entomological Memories, erschienen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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