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가 정진C의 아무런 하루, 정진)(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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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이뤄내려면 힘이 필요하다. 끝이 보이지 않으니 힘을 낼 수 없는 사람도 있고, 끝이 보여도 힘이 부치는 사람도 있다. 힘을 내 마침내 이뤄내는 사람도 있다.
관성의 법칙이 있다. 외부의 힘이 가해지지 않는 한 운동하는 물체는 계속 그 상태로 운동하려 한다는 과학법칙이다.
관성의 법칙은 실험실의 법칙이다. '외부의 힘이 가해지지 않는' 현실 공간은 없다. 삶의 곳곳에 마찰력이 있고, 대항하는 힘도 있으며, 무엇보다 내가 변해간다. 삶에서 관성 같은 건 없다. 내가 힘을 내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기껏 밀고 왔던 것 마저도 다시 밀려 내려간다.
혼자 살았을 때, 삶은 혼자라는 것을 섬뜩하게 알게 된다. 허물처럼 벗어놓은 옷은 내가 치우지 않으면 며칠이 지나도 그때 순간으로 구겨져 있다. 발로 툭 차면 조금 뒤척여 거기에 며칠동안 구겨져 있다.
'이쯤이면 되었다'고 힘을 빼면, 다시 '원래 어디쯤'으로 밀려 내려올 것이다.
'외부의 힘이 가해지지 않는' 현실공간은 없으니, 내가 힘쓰지 않으면, 여러 힘에 밀려 떠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