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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길동 Apr 21. 2024

돈에 비례해 시간을 투입한다. 그렇지 않으면 망한다.

(사법활극, 주진우)(3/3)

https://blog.naver.com/pyowa/223422164804



모든 사업은 이익이 있어야 사업을 계속할 수 있다. 변호사도 사무실을 유지하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 세금 내고, 직원 월급 주고, 임대료 내고, 때에 따라 광고도 해야 한다.


'변호사가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고 하소연하는 분이 있다. 나도 그런 소리를 들었을 수 있겠다. 변호사도 생계인이다. 변호사의 시간은 공짜가 아니다. 하소연하기 전에, 하루종일, 몇날 며칠을 생각할만큼 '돈을 주었는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돈이 되지 않는 사건'에 변호사는 최선을 다할 수 없다. 


무엇보다 변호사는 다 아는 사람이 아니다. 소장이나 의견서를 뚝딱 써내는 천재가 아니다. 변호사들도 찾고, 검색하고, 물어보고 하면서 쓴다. 써 놓을 걸 보니 쉬워보이는 것 뿐이다. 변호사들은 똑똑한 사람이라고 치부하니, 그들의 공력이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 별 한 게 없는 변호사가 되기 십상이다.  

누구나 그렇듯, '돈 되는 일'에 더 관심이 간다. 시간과 정성을 쏟는다. 변호사도 그렇다. 돈을 더 많이 낸 의뢰인의 사건에 더욱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정의롭고 직업윤리에도 부합한다. 가수, 작가, 기술자 모두 대가가 큰 일에 더 많은 노력을 한다. 노무직도 마찬가지다. 돈에 비례해 일한다. 


구체적으로 계산해보자. 550만원을 선임료로 냈다고 해보자. 50만원은 부가가치세, 소득세율 대충 35%를 제하면 325만원이다. 이 325만원을 가지고, 상담하고, 기록읽고, 의견서 쓰고, 재판에 참석한다. 돈에 비례해 투입할 시간과 노력의 양을 배분한다. 그럴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망한다.


주진우의 '사법활극' 참 잘 쓴 책이다. 형사사건이 진행중이면 문장이 내 마음처럼 읽힐 것이다. 기자가 쓴 책이니 교양서로 읽어도 잘 읽히고 재미있다. 주진우 기자가 원래 냉소적이지만 재밌는 사람 아니던가.


© lukethornton,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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