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게 살라니, 그게 무슨 말인가.

매경 economy 2094호

by 고길동


난 착하게 살지 않을 것이다. 난 나쁘게도 살지 않을 것이다. 난 내 방식대로 살 것이다. 누가 나를 착하게 보건, 나쁘게 보건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


해야될 것을 하는 것은 의무다. 의무를 행한 사람을 착하다고는 하지 않는다. 착하다고 칭찬받는 사람은 의무없는 일을 한 사람이다. 의무없는 일을 했다는 데 방점이 있다. 결국 '착한' 행동은 누군가의 의무를 대신 하는 것이다. 상대방이건, 가족이건, 공동체건, 지역사회건, 정부건, 국가이건, 누군가의 의무를 대신하는 것이다. '착하다는 말'은 의무있는 사람이 자산의 의무를 착한 사람에게 미루는 것이다. 갑자기 제3자 화법을 쓰면서 '착하다'고 품평하는 것이다. 나는 우쭈쭈 칭찬에 속지 않을 것이다.


아무런 말에나 '착한'을 붙일 수 있다.

착한 가격. 물건을 싸게 팔면 착한가.

착한 이자. 이자를 덜 받으면 착한가.

착한 임대료. 임대료를 덜 받으면 착한가.

착한 세금. 세금을 덜 징수하면 착한가.


무엇이 착한가? 그걸 정할 수 있는 사람이 권력자다. 그들은 '공익'이 무엇인지, '규제'가 무엇인지, '착함'이 무엇인지 정할 권력이 있다. 권력으로 선을 긋는다. 선 밖의 사람들은 착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부른다.


성경의 말대로 살아야 착한가. 불경의 말대로 살아야 착한가. 나는 신을 믿지 않을 권리가 있고,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믿지 않을 권리가 있다. 누구를 도와주지 않을 권리가 있고, 공권력에 협조하지 않을 권리가 있고, 법이 금지하지 않는 한 거짓말할 권리까지도 있다. 내가 왜 의무없는 일을 해야 하는가. 내가 왜 그들에게 평가 받아야 하는가. 누가 착하다고 하건, 나쁘다고 하건 나는 그들의 말을 귓등으로 들을 것이다. 내 의지대로 살아갈 것이다. 그래서 나는 자유다.


착하게 살라니, 그게 무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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