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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ita,/Lo-lee-ta/Lo.Lee.Ta.

by 고길동

https://blog.naver.com/pyowa/223659795182



오타쿠의 세계가 있었다. 그들은 자신같은 사람들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오타쿠로 분류되었다.


구글과 유튜브는 그들을 오타쿠에서 해방했다. 아무것도 달라진 것은 없지만 구글과 유튜브는 같은 취향의 사람들을 찾아주었다. 같은 취향이 없으면, 좋아해주는 사람이라도 찾아주었다. 세상으로 나온 그들을 더 이상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취향과 욕망은 비정상이라고 접근할 수 없는 문제다. 거기엔 이유가 없고,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운 것도 많다.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면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다. 타인으로부터 품평받지 않을 자유가 있다.


미스터(ミスターは年1969)라는 작가가 있다. 미소녀를 애니메이션 형식으로 그렸다. 오타쿠 회화를 작품으로 만들어냈다. 중년의 아저씨가 짧은 치마의 미소녀를 그린다. 그 모습은 롤리타를 떠오르게 한다.


롤리타를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치마를 입은 소녀의 다리가 책을 덮고 있다. 왠지 몰래 읽어야 할 것 같다. 그럼에도 책을 펴 본다. 첫 문장에 롤리타는 세번 나온다.


첫 롤리타는 쉼표의 롤리타다.

롤리타, Lolita,


두번째 롤리타는 천천히 읽어야하는 롤리타다.

롤-리-타. Lo-lee-ta


마지막 롤리타는 스타카토의 롤리타다.

롤.리.타. Lo. Lee. Ta.


이제 첫 문장을 가만히 읽어보자. 혀끝의 놀림과 압력이 느껴질 것이다. 이미 에로틱의 세계다. 대가의 스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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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타, 내 삶의 빛, 내 몸의 불이여. 나의 죄, 나의 영혼이여.

Lolita, light of my life, fire of my loins. My sin, my soul.


롤-리-타. 혀끝이 입천장을 따라 세 걸음 걷다가 세 걸음째에 앞니를 가볍게 건드린다.

Lo-lee-ta: the tip of the tongue taking a trip of three steps down the palate to tap, at three, on the teeth.


롤.리.타.

Lo. Lee. Ta.

(롤리타의 첫문장,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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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Exercising My Telekinetic Power, 130.5 x 97, 2012)(Storm Of Flowers, 116.7 x 80.3,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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