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 가와바타 야스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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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은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다. 선명한 줄거리는 없다. 인물의 심리와 삶이 환상처럼 묘사된다. 미사마 유키오의 금각사를 읽는 느낌이었다. 설국의 첫문장은 어느 소설보다 강하다. 읽고나면 첫문장이 머리를 맴돈다.
주인공 시마무라는 무용을 연구하는 무위도식하는 인물이다. 무용을 하는 고마코를 만난다. 고마코가 다가오지만 시마무라는 맴돌뿐이다. 몇 년이 지나면 다시 고마코를 찾아온다. 고마코가 다른 이의 연인이 되었어도 시마무라는 다시 찾아온다. 시마무라는 고마코를 맴돌다 떠난다. 시마무라도, 고마코도, 몸도, 감정도 시간에 낡아간다.
시마무라는 고마코가 아니고, 고마코는 시마무라가 아니다. 각자의 느낌과 각자의 기억이 있을 뿐이다. 둘의 시간과 공간은 다를 것이다.
삶은 조금씩 변하지 않는다. 아무런 맥락없이 다른 장면이 시작된다. 시마무라도 어쩔 수 없었으리라. 고마코에게 시마무라는 삶을 헤집어 놓는 불청객이다. 그러면서도 활력이자 삶의 의미였을 것이다. 인간은 삶이 훼방되어도, 또다른 국경에 놓여도 살아갈 뿐이다. 거기엔 아무런 이유가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