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황의 사랑, 윤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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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도하가
('백수광부의 아내'가 공후를 타며 노래를 불렀다. 뱃사람 '곽리자고'가 듣고 아내인 '여옥'에게 전했다. 여옥은 공후인으로 백수광부 아내의 슬픔을 다시 노래했다.)
공무도하가를 읽다 그 뒷 이야기 들은 기억이 났다. 고조선 이야기에 오늘까지 이어진 뒷 이야기여서 머리속에 남아 있었다. 책을 찾아보니 윤후명 작가의 '둔황의 사랑'이었다. 공무도하가 이야기는 소설 속에 짧은 에피소드로 들어 있다.
부부가 물에 빠져 죽었다. 아내는 말렸지만 남편은 강을 건너려다 죽었다. 아내는 슬피 노래하다 강에 들어가 따라 죽었다. 지켜본 곽리자고는 집에 돌아와 아내 여옥에게 들려주었다. 여옥은 공후라는 악기를 켜며 노래를 만들어 불렀다.
여옥의 시절 이야기가 있고, 가사가 있고, 공후라는 악기가 있고, 노래가 있었다. 이야기와 가사는 남았지만, 악곡과 노래는 전해지지 않는다. '둔황의 사랑'에는 악곡과 노래를 전해받은 할아버지가 있다. 마지막 계승자 할아버지는 얼마 있다 죽었다. 할아버지 곁에서 흥얼거리며 배운 소녀는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기자가 다가오자 소녀는 공무도하가를 부른다.
여옥의 작사와, 공후인 반주와, 노랫가락은 슬픔이었다. 지금에도 그 슬픔은 그대로 전달된다. 나에게 슬픈 문장은 '가신 임을 어이할꼬'다. 백수광부가 왜 강물에 뛰어들었는지 나오지 않는다. 아내는 왜 강물에 따라 들어갔을까. 죽음에 슬피울다가 어느 순간에 죽어야겠다고 결심했을까.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생각에 뛰어들었을 것이다. 남편의 죽음보다, 살아갈 나의 삶이 막막했을 것이다. 자신만 생각하며 죽어버린 남편을 원망했으리라. 미야모토 테루의 소설 '환상의 빛'의 남편이 철길로 뛰어들어 죽어버린 것처럼, 막연하고, 갑갑했으리라.
'그렇게 죽어버리면, 나는 어찌 살란 말인가' 이 처럼 슬픈 말이 있을까.
삶과 죽음, 사랑과 늙음의 농도는 고조선과 지금이 다르지 않다. '나는 어찌 살라고'라는 노래는 입에서 마음으로, 마음에서 입으로 전해져 왔다. 그렇게 달동네 어느 소녀는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조금씩 변주되어 지금도 어디선가 불려지고 있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