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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기간이다. 많은 정치인들이 연단에 올라 '여러분 사랑합니다'를 외친다. 두 팔을 올려 하트를 그린다. 나는 지도자의 사랑을 원하지 않는다. 국민을 무서워하는 지도자를 원한다. 내 심정에 흠칫 놀라는 사람을 기다린다.
국민을 사랑하는 지도자는 국민이 잘 되길 바란다. 국가의 이상향, 유토피아를 가지고 있다. 정리되고 논리적인 궁극의 사회를 만들고 싶어한다. 국민을 사랑하니까.
궁극의 사회로 이끌기 위해 국민을 가르친다. 지도자의 사랑은 무오류다. 자신의 기준으로 국민을 평가한다. 자신을 따르면 추켜세우고, 바람직하지 않은 국민에게 비난과 열악한 지위를 강요한다. 당국은 정의를 집행하고, 국민은 시혜에 대해 감사할 권리가 있을 뿐이다. 바뀌지 않는 자들에겐 더욱 강하게 정책을 집행한다. 무오류의 사랑이므로 반성이 있을 수 없다.
전체주의와 독재는 늘 이렇게 자라왔다.
조삼모사의 등장인물은 원숭이 할아버지 '저공狙公'과 원숭이다. 조삼모사는 다들 알지만 결말을 모르는 사람도 있다. 저공은 원숭이들의 주장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원숭이가 원하는대로 해주었다. 자신의 합리성보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었다. 합리, 효율보다 중요한 건 국민이 원하는 것이다.
이념보다는 실용주의다. 일관성보다는 국민의 뜻에 따라서 언제든 뜻을 바꿀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나를 무서워하는 대통령을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