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이정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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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모 관장 책은 즐겁다. 때가 되면 책을 내는 편이고, 그때마다 나는 읽는 편이다.
나는 원래 잠을 아끼지 않는다. 고등학교 시절 잠을 줄여가며 공부한 적이 단 한번 없다. 대학때도 마찬가지였고, 고시공부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잠에 대한 내 지론은 '눈 떠질때까지 잔다'다. 실제로 눈떠질때까지 잤다. 그래도 어찌 대학을 갔고, 직장다니고 밥 벌어먹고 사는데 문제는 없었다.
이정모 관장은 나의 잠에 대한 개똥철학에 과학을 불어넣어 주었다. 이정모 관장은 왜 자야하고, 왜 졸음을 참을 수 없는지 설명한다. 졸음쉼터에서 잠깐 자면 졸리지 않는 이유도 알게 되었다. 늙어지면 자주 조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뇌는 엔진같은 것이다. 뇌를 쓰면 찌거기가 생기고 기름이 엉겨붙듯 쌓여 뻑뻑해진다. 뇌척수액이 이 찌꺼기들을 씻어낸다. 깨어 있을 땐 뇌의 주름이 좁아 깊이 씻어내지 못한다. 잠이 들면 주름이 벌어져 뇌척수액이 깊이 들어가 찌꺼기를 씻어낸다. 졸음이 오는 이유는 뇌에 찌꺼기가 쌓였기 때문이다. 잠이 부족했건, 몸이 좋지 않건, 나이가 들었건 찌꺼기가 많아지면 뇌의 작동은 둔해지다 결국 멈춘다. 그건 참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버텨낼 수 있는 일도 아니다.
혼자있는 방이긴 하지만 나는 졸리면 사무실에서 기꺼이 잔다. '나는 지금 뇌를 세척하는 중이야'라는 생각하니 스스로에게 당당하다. 푹 자고 일어나 세수 한번하고 다시 무언가 쓴다.
생각은 잠을 지나서야 탄생하는 듯하다.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이정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