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누구의 편이냐'고 묻지 말라.

by 고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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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스타파에서 여당 인물들 검증 보도를 하고 있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의 부동산 투기 이슈를 읽으며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은 스스로 존재하고, 인간은 각자 살아간다. 그럼에도 정파마다 선을 그어 진영을 구축한다. 무엇이 착한지 정의하고 바람직한 인간상을 만들어낸다. 착하고 정의롭게 살아야 한다고 외친다. 자기들끼리 수근덕기라다 고개를 돌려 당신들은 누구의 편이냐고 묻는다.



김훈 선생은 '누구의 편이냐'고 말하는 것 자체가 반지성이라 일갈했다.



'지식인이라면 어느 편인지를 분명히 밝히라'고 삿대질을 했다고 한다. 나는 경악했다. 어느 편인지를 밝히라니! 어느 편에 속하는 것이 나의 지성일 수 있는가. 당신들은 또 어느 편인가.

(너는 어느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김훈)



선악으로 세상을 가르는 것은 선민의식이고, 허세다. 고집이다. 누가 그런 권한을 주었는가.



이한주 위원장은 30년 동안 아파트와 상가를 샀다고 한다. 자식들에게 물려주기도 했다. 부인이 이한주 위원장 명의로 샀을 수도 있지만 사실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기사의 논조는 이한주 위원장의 삶은 말과 처신이 맞지 않는 나쁜 탐욕이라고 선언하고 있다.



그럼 생각해보자. 30년 동안 주식을 사면 착한 사람이고, 30년 동안 아파트를 사면 나쁜 사람인가. 30년 동안 세입자로 살면 착한 사람이고, 임대를 놓으면 나쁜 사람인가. 30년 동안 저축을 하면 착한 사람이고, 30년 동안 대출을 하면 나쁜 사람인가. 장사로 돈을 벌면 정당하고, 건물지어 임대놓으면 놀부인가. 죽어 상속하면 정의이고, 살아 증여하면 죄악인가. 도대체 무슨 말인가.



법이 금지하지 않는 모든 것에 우리는 자유다. 민주공화국에서 임금님의 눈치볼 필요는 없다. 금지되지 않은 모든 선택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임대차 3법이 시행되기 전에 임대보증금을 올린 행위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 법 시행일이 왜 있는가. 그 전에는 올리는 것이 허용된다고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임대차법이 왜 있는가. 사실상 다주택자의 임대차를 상정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아쉬웠던 것은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주입했던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실용주의를 전면에 내세웠다. 실용은 무엇인가. 자신의 착함을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는 것이다. 공존하며, 서로의 가치관을 존중하는 것이다. 통합이 무엇인가.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끼리 어우러져 사는 것 아닌가.



나에게 '누구의 편이냐'고 묻지 말라. 그것은 반지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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