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약文弱은 위험을 감수 못하는 지지멸렬이다.

by 고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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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5권> (단종, 세조실록)



권력은 주고 받는 것이 아니다. 뺏고 빼앗기는 것이다.



권력투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다. 정당성이나 과정은 그 다음이다. 속도라는 기세를 유지하며 정당성과 과정을 만들어가야 된다. 당연히 정당성과 과정에 여러 구멍이 생기겠지만, 모든 걸 갖춘 후 공격할 순 없는 법이다.



권력은 평형을 이루다 순식간에 기우는 시소와 같다. 기울기 시작한 시소를 되돌리려면 관성을 극복하는 커다란 힘이 필요하다. 권력은 기울기 시작하면 기우는 쪽으로 모든 것이 쓸려 내려와 모이게 된다. 권력투쟁은 한 인생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어쩌다 이리 되었는가." 라는 생각이 든다면 되돌릴 수 없는 상태다. 이미 기세부터 꺽였다는 뜻이다.



속도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가. 의사결정구조가 짧아야 하고 결단하는 리더가 있어야 한다. 소수의 의견이라도 리더가 선택할 수 있고 무리가 따라야 한다. 리더에게 힘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면에서, 문약文弱은 위험을 감수 못하는 지지멸렬이다. 작은 위험을 감수할 수 있어야 공격기세를 유지할 수 있다. 작은 위험을 없애려면 그만한 자산이 소모해야 한다. 모든 위험에 대비한다는 것은 가지고 있는 모든 자산을 작은 위험에 써버리는 것이다. 정작 큰 위험에 대응할 주력을 소진하는 것이다.



주력의 범위와 위험의 확률을 판단하는 것이 군주와 책사의 능력이다.



안평에 뭉친 대신들은 문약때문에 수양을 방어하지 못했고, 사육신의 반란은 문약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모든 것을 걸었지만, 모두 지리멸렬했다.



세조는 어떻게 한명회를 믿게 되었을까? 한명회는 세조의 무리도 아니었고, 개인적인 배경도, 관직도 없었다. 겨우 권근의 추천이 전부였다. 세조의 안목이면서 능력이겠지만, 쉽게 공감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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