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이야기지만,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덧없는 이야기, 호시 신이치)

by 고길동

https://blog.naver.com/pyowa/223998544783




아무리 뛰어난 재주가 있어도 무에서 유를 만들 수 없다. 원인과 결과는 있는 것들끼리의 관계이므로, 무에서 유로 바뀌는 것은 인과로 설명되지 않는다.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은 받아들이면 될테지만, 인간은 기어코 설명한다. 상상을 인과로 둔갑시킨다. 세상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어떻게 무에서 유가 되었을까. 존재하지 않는 것과 존재 사이의 공백을 신화로 메꿨다. 민족의 상상을 동원하여 신과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지금도 설명되지 않은 많은 것이 있다. 우주적인 질문도 있을 것이고, 연인처럼 개인적인 질문도 있다. 그때 우리는 상상한다. 할 수 있는 게 없을 땐 더욱 상상한다. 상상할 수 없는 건 없다. 모든 건 상상으로만 존재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소설은 꾸며낸 이야기다. 조금 꾸민 이야기도 있고, 많이 꾸며낸 이야기도 있다. 논리이건 상상이건 감동을 받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것이 전부다.




'죽지 않는 문어'


텅빈 수족관이 있었다. 거기에는 예전에 문어가 있었다. 먹이를 주지 않아서 며칠이나 굶주린 끝에, 자신의 다리를 먹었다. 다리가 없어지자 가죽, 뇌, 마침내는 위까지 다먹어치웠다. 형체는 없어졌지만, 대단한 결핍과 불만을 지닌 무언가가 그곳에 계속 살고 있었다. 그것은 정말로 문어였을까.

[부간신화, 덧없는 이야기]-호시 신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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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 신이치 시리즈를 3권 째 읽었다. (봇코짱, 노크소리가, 덧없는 이야기)

착상도, 스토리도, 문장도 모두 훌륭하다. 33권 모두 읽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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