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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빈 Sep 07. 2020

2020년 9월 1주차 K-POP 리뷰

데이식스, SuperM, 러블리즈 등 8곡

[2020년 9월 1주차]

DAY6(Even of Day) - 파도가 끝나는 곳까지
SuperM - 호랑이
러블리즈 - Obliviate
루나솔라 - 노는 게 제일 좋아
CLC - HELICOPTER
SUPER JUNIOR-D&E - B.A.D
B1A4, 오마이걸, 온앤오프 - 너와 나의 시대
원호 - Open Mind


* 리스트는 발매일 순입니다.

* 곡 제목을 클릭하면 유튜브 링크로 이동합니다.





Weekly Pick!

원호, 'Open Mind' : 7.7


선공개곡 'Losing You'부터 심상치 않더니 이번 곡 역시 대단한 퀄리티다. 원호가 왜 몬스타엑스를 탈퇴한 이후에도 또다시 솔로 아티스트로 세상에 나와야 했는지 납득시킬 수 있는 완성도다. 묵직한 베이스를 기반으로 스타일리쉬하게 곡을 이끌고, 프리코러스에서는 매력적인 백그라운드 보컬을 등장시켜 청자를 집중시킨다. 그리고 후렴에서는 다시 등장한 베이스에 보컬 찹과 신스를 더해 그루비한 드랍을 만들어낸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메인 멜로디와 베이스를 충실히 활용하면서 곡을 꽉꽉 채우고, 이 모든 소스들을 청량하고 시원한 테마 아래 균형 있게 배치한다. 어찌 보면 가장 정석적이고 모범적인 K-POP이라 할 수 있겠다. 그를 둘러싼 수많은 논란과 비판을 뒤로 하고 음악에 몸을 맡기고 싶어질 만큼, 원호는 설득력 있는 음악을 내놓고 있다. 아이돌로서의 그를 두고 수많은 갑론을박이 일어날 테지만, 적어도 그것만은 자명하다.


데이식스(Even of Day), '파도가 끝나는 곳까지' : 6.8


Young K, 원필, 도운 3인으로 구성된 데이식스의 유닛 Even of Day의 첫 싱글 '파도가 끝나는 곳까지'는 매력적인 곡이다. 넘실대는 리듬과 시원한 질감의 악기들 위에 얹히는 직관적인 선율의 힘은 상당한 수준이다. 호소력 넘치는 보이스의 보컬이 주는 매력 역시 거부하기 어렵다. 전반적으로 데이식스 멤버들의 훌륭한 멜로디 메이킹 능력을 증명하는 '파도가 끝나는 곳까지'는 매력적인 멜로디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한 사운드로 다소 루즈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데이식스에게 요구되는 음악적 기대를 충실히 만족시키는 트랙이다.


SuperM, '호랑이' : 6.5


공격적인 제목과는 달리 청자를 반기는 것은 미니멀한 베이스다. 폭발적인 사운드보다는 호랑이의 그르렁거리는 소리를 형상화한 듯 디스토션을 먹인 808 베이스와 신디사이저 사운드가 꽤나 그럴듯하다. SM엔터테인먼트답게 깔끔하게 마감된 음향에 비해 선율의 힘 자체는 실망스럽다. 그 때문에 노래가 끝난 후 기억에 남는 것은 콘셉트에 충실하게 디자인된 사운드뿐, 멜로디는 좀처럼 인상에 남지 못한다. 미약한 멜로디를 보완하기 위해 사운드를 좀 더 화려하게 설계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싱글이다.


러블리즈, 'Obliviate' : 6.1


오늘날에는 씨가 마른 '청순 걸그룹'의 대표주자와도 같은 러블리즈의 곡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청순'의 요소는 싹 걷어냈다. 육중하게 깔리는 베이스와 신디사이저는 걸그룹 음악치고 상당히 무거운 질감이다. 코러스에서는 예상치 못한 딥하우스 사운드로 세련미를 더한다. 전체적으로 항상 어딘가 촌스러움이 묻어 있던 예전의 인상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파격적인 변화를 준 'Obliviate'는 매끈하게 잘 설계된 무난한 곡이나, 오히려 그 촌스러움을 잃어버린 것이 독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과감한 변화에는 그것을 납득할 만한 설득력이 수반되어야 했지만 곡의 애매한 완성도 때문에 도리어 그룹의 고유한 컬러를 버리고 트렌드를 급급하게 반영한 듯한 인상을 줄 뿐이다. 결국 'Obliviate'는 아이즈원 '환상동화'의 어색한 열화판 정도로 느껴질 뿐, 러블리즈라는 그룹이 가지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증명해 주지는 못하게 되었다.


루나솔라, '노는 게 제일 좋아' : 5.8


신인 걸그룹 루나솔라의 데뷔곡 '노는 게 제일 좋아'는 뭄바톤 리듬을 기반으로 한 평범한 K-POP 곡이다. 강렬한 신스와 보컬 찹을 적절히 사용한 사운드 디자인은 꽤나 말끔하다. 신스를 무겁게 떨어트리며 텐션을 끌어올리는 프리코러스는 클리셰적이지만 그 맛이 썩 괜찮다. 그러나 정작 코러스는 그 선율의 힘이 현저히 부족하며 단조롭기 그지없다. 무엇보다 뜬금없는 '노는 게 제일 좋아' 훅은 누구 발상이란 말인가? 애교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도 유아적인 가사에 몰입만 깨질 뿐이다.


CLC, 'HELICOPTER' : 7.4


여성 래퍼 경연 프로그램 Mnet <굿걸: 누가 방송국을 털었나>로 주가를 올린 장예은을 앞세운 CLC는 현아가 프로듀싱한 '도깨비' 이후로 일관적인 걸크러쉬 콘셉트를 줏대 있게 밀어 온 팀이나, 과하게 힘이 들어간 프로듀싱과 디렉팅 탓에 때로는 걸크러쉬보다는 부담스러운 공격성으로 느껴지곤 했다. 이번 곡 역시 별반 다르지 않은 비슷한 기조로 무겁고 두꺼운 신스와 베이스, 날카로운 전자음을 활용한 공격적인 사운드를 내세운다. 그러나 놀랍게도 CLC는 전작들과는 달리 정돈된 사운드와 멜로디로 보다 긍정적인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한다. 에너제틱하게 짜여진 코러스는 상당히 캐치하며, 산전수전을 거치며 성장한 장예은의 수려한 랩 퍼포먼스 역시 특기할 만하다. 무엇보다 드럼라인을 섬세하게 조절하여 곡의 날카로운 사운드에도 불구하고 피로감을 느끼지 않게끔 만드는 깔끔한 프로듀싱과 완급 조절이 돋보인다. 여러 면에서 뚜렷한 음악적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HELICOPTER'는 다소 성장 동력을 잃고 정체된 감이 있었던 CLC에게 다시금 기대를 걸어 볼 만한 파워를 지닌 트랙이다.


SUPER JUNIOR-D&E, 'B.A.D' : 7.3


동해와 은혁으로 구성된 유닛 슈퍼주니어 D&E의 네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B.A.D'의 유려한 만듦새는 놓치기 아깝다. 투박하지만 중독적인 레트로풍 신스가 마법처럼 귀에서 맴돈다. 트랙은 에너지를 잃지 않고 시종일관 속도감 있게 내달리는데, 적절한 완급 조절을 통해 피로를 덜고 곡을 노련하게 구성한다. 브릿지에서 브라스와 아카펠라로 유쾌하게 텐션을 끌어올리는 감각도 일품이다. 결과적으로 'B.A.D'는 유쾌한 에너지를 마음껏 표출하면서도 16년차 아이돌다운 노련함 역시 다시금 입증하는 훌륭한 트랙이 되었다.


B1A4, 오마이걸, 온앤오프, '너와 나의 시대' : 6.9


B1A4, 오마이걸, 온앤오프가 소속된 WM엔터테인먼트는 K-POP 팬들 사이에서는 '알 사람은 아는 음악 맛집' 으로 통용된다. 그런 WM 아티스트들이 여는 첫 합동 콘서트 'Hello! WM ONTACT LIVE 2020'에서 첫 공개되는 패밀리 송 '너와 나의 시대'는 세계에 희망의 에너지를 주고자 하는 콘서트의 모토처럼 긍정적이고 밝은 분위기를 가진 곡이다. 모노트리의 황현이 빚어낸 클래시컬한 악기 구성은 곡의 드라마틱한 테마를 완성하는 동시에 아티스트들의 보컬을 더욱 돋보이게 해 준다. 콘서트 하나만을 위해 발매된 이벤트성 단체곡치고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나는 좋은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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