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엠, 에버글로우, 더보이즈 외 6곡
에버글로우 - LA DI DA
더보이즈 - The Stealer
시그니처 - 아리송
H&D - 우산
업텐션 - Light
SuperM - One
더 위켄드(The Weeknd)의 'Blinding Lights'를 노골적으로 카피한 싱글. 오마주라기엔 현저하게 부족한 완성도를 가진 'LA DI DA'는 레트로 유행에 급급하게 올라탄 어설픈 모양새로 보일 뿐이다. 날카롭게 다듬은 EDM 사운드를 주무기로 하여 탄탄한 음악적 브랜드를 구축해온 바 있는 에버글로우이기에 다소 갑작스러운 장르 변화는 더욱 어색하게 다가온다. 표절 시비에 휘말린 'DUN DUN' 때부터 발견되는 오리지널리티 부족의 문제는 덤. 데뷔곡 '봉봉쇼콜라' 때만 해도 음악적으로 가장 깊은 인상을 주는 신인이었던 팀이 점점 방향을 잃어가는 프로듀싱으로 좌초되어가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Mnet의 보이그룹 서바이벌 프로그램 <로드 투 킹덤>에서 우승을 차지한 더보이즈(THE BOYZ)의 'The Stealer'는 장르적으로 크게 인상적인 곡은 아니다. 적당한 낙차로 밀고 당기는 후렴은 썩 나쁘지는 않으나 크게 인상적이지도 않다. 힘을 팍팍 준 퍼커션과 베이스로 여러모로 드라마틱한 효과를 노렸으나 결국 사운드의 개성과 선율의 힘이 희미한 탓에 트랙은 애매하게 밍밍한 맛으로 남고 만다.
자글자글한 베이스와 묵직한 질감의 퍼커션에 통통 튀는 멜로디라인이 얹히며 다소 신기한 감흥을 자아내는 벌스를 지나 트로피컬 하우스 풍의 베이스가 등장하는 프리코러스까지는 정석적이지는 않지만 독특한 맛이 있는 곡이다. 그러나 애교인지 신음인지 모를 괴상한 허밍이 등장하는 후렴은 무드를 죄다 망쳐 놓는다. 정신없이 사운드가 바뀌는 시그니처의 '아리송'은 노래 제목 그대로 아리송한 노래다. 따로 떼어놓고 보면 괜찮은 파트들을 왜 억지로 이어붙여 난잡하게 만든 것인가? 아리송하지 않을 수 없다.
멤버들의 보이스를 촉촉하게 살려 주는 믹싱으로 도입부에서 귀를 잡아끈 다음, 무드를 여유롭게 끌고 가는 H&D(한결,도현)의 '우산'은 멜로우한 무드의 음악을 좋아하는 리스너에게는 꽤나 반가울 만한 싱글이다. 멜로디 자체는 힘이 약해 인상을 남기긴 힘들지만 비 오는 날 카페의 BGM으로 틀어 놓으면 제법 어울릴, 적당히 소박하고 적당히 촉촉한 트랙이다.
Mnet <프로듀스 101 X>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금의환향한 김우석(우신)과 함께 1년만에 복귀한 업텐션. 오래 걸렸던 만큼 아이즈원의 '피에스타'와 '비올레타'의 작곡가 최현준과 김승수를 기용하여 트렌디한 음악을 들고 왔다. 보컬 찹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Light'의 청량한 전자음 사운드는 확실히 '돈 쓴 티'는 나지만, 드랍이 '피에스타'나 '비올레타'에 비하면 다소 만듦새가 헐겁고 파괴력이 빈약해 결과적으로는 큰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SM엔터테인먼트의 사활을 건 초대형 프로젝트 SuperM(슈퍼엠)의 빌보드 침공 프로젝트, 첫 번째 정규 앨범의 타이틀곡 'One (Monster & Infinity)'은 모두가 다 아는 전형적인 SMP 스타일의 곡이다. 샤이니의 'Sherlock. 셜록 (Clue+Note)'에서 두 곡 'Clue'와 'Note'를 이어붙여 재미를 본 바 있는 SM이기에 이번에도 수록곡 'Monster'와 'Infinity'를 조합해 곡을 만들었는데, 아쉽게도 '셜록'만큼 성공적인 시도는 아니었던 듯하다.
강렬한 베이스가 돋보이는 힙합 풍의 'Monster'에서 화성을 꽉꽉 채운 정석적 SMP 'Infinity'로 연결되는 구간은 사실 그리 매끄럽지 못하다. 풍부한 자본이 받쳐 주는데 굳이 왜 썩 어울리지도 않는 두 곡을 이어붙이며 타이틀곡을 만들었어야 했는지 의문이다. 글로벌 시장에 대한 출사표인 만큼 무언가 혁신적이고 새로운 음악을 기대했다면 아쉬움이 크게 남을 것이다. 군데군데 번뜩이는 구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K-POP의 '어벤져스'를 자칭하며 등장한 팀치고는 한참 부족하다. 이대로라면 슈퍼엠의 행보는 '어벤져스'가 아니라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더 가까워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