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T U, 펜타곤, 베리베리 외 4곡
NCT U - Make A Wish (Birthday Song)
펜타곤 - 데이지
VERIVERY - G.B.T.B.
위클리 - Zig Zag
작곡가로서의 후이의 스펙트럼은 갈수록 넓어져만 가는 듯하다. '봄눈'에서 살짝 보여주었던 락 음악을 이번엔 타이틀로 내걸고 돌아온 펜타곤의 '데이지'는 펜타곤의 강점인 캐치하고 깔끔한 멜로디메이킹이 돋보이는 웰메이드 트랙이다. 후렴은 직관적으로 귀에 쏙쏙 들어오고,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파워풀하게 몰아치는 기타와 드럼은 멜로디를 충실하게 받쳐 준다. 이렇게 다양한 장르에서 양질의 곡을 내놓는 팀은 흔치 않다.
중독적인 휘파람 리프가 통통 튀는 리듬을 타고 4분 내내 귓가에 맴돈다. 그러나 태용의 랩으로 포문을 열고, 보컬로 나머지 벌스를 채운 뒤 프리코러스에서 리듬을 잘게 쪼개며 분위기를 달구는 NCT 음악의 클리셰를 그대로 답습한지라 그들의 다른 음악과 비교했을 때 유의미한 트랙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후렴 역시 크게 인상적이지 않은 간단한 멜로디로 대충 채워 넣어 흐릿한 인상을 더한다. 현 시점에서 SM엔터테인먼트가 역량을 가장 집중시키고 있는 NCT인만큼 사운드 디자인이나 믹싱은 흠잡을 곳 없이 깔끔하지만, 그 이상의 감흥을 얻기는 어렵다. 덧붙여, 태용이 '손을 맞대'를 4번 연발하고 나서부터의 후반부는 불필요하게 길다. 이제 액션 신은 피로한데도 끝날 기미 없이 몰아치는 루즈한 블록버스터 무비를 보는 느낌이다.
시작부터 공격적인 트랩 사운드로 포문을 여는 'G.B.T.B.'는 베리베리의 이름을 각인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유니즌 코러스로 처리한 훅은 전혀 와닿지 않고, 강렬하게 귀에 꽂혀와야 할 비트 역시 믹싱 탓인지 볼륨이 부족하고 흐릿하게 마감되어 어설프게만 들린다. 비슷한 질감의 브라스를 차용한 스트레이키즈의 '神메뉴'가 강렬한 카리스마를 남긴 것과 비교되어 아쉬울 뿐이다.
'하이틴'을 표방하고 있는 위클리의 음악은 웹드라마 OST로 흘러나올 듯 과장된 비트 위에 선명한 멜로디를 얹는 정석적인 공식을 따른다. 힘을 잔뜩 준 비트와 에너제틱한 기타로 시종일관 파워풀하게 달리는 'Zig Zag' 역시 마찬가지다. 허나 늘상 이러한 접근에는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 호불호 없이 누구에게나 무난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반면 노래의 인상 자체는 극도로 희미해지게 된다. 따로 떼놓고 보면 'Zig Zag'의 멜로디 자체는 나름 수려한데도 불구하고 정작 노래가 끝나고 나면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 것은 그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