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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빈 Jan 04. 2021

2020년 12월 1주차 K-POP 리뷰

카이, 보아, 엔하이픈 외 5곡

[2020년 12월 1주차]

카이 - 음
엔하이픈 - Given-Taken
갓세븐 - LAST PIECE
원어스 - 뿌셔
보아 - BETTER


* 리스트는 발매일 순입니다.





카이, [KAI - The 1st Mini Album], SM엔터테인먼트, 2020

WEEKLY PICK!

카이, '음 (Mmmh)' : 7.3


SM엔터테인먼트의 대표 보이그룹 엑소카이는 음악 자체보다는 퍼포먼스 측면에서 두각을 드러내 왔던 멤버이니만큼, 같은 그룹의 메인보컬 백현에 비해 솔로 아티스트로 나섰을 때의 모습이 잘 상상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미니멀한 알앤비풍의 비트 위에 어렵지 않은 멜로디를 직관적으로 얹은 '음 (Mmmh)'은 카이의 관능적인 음색을 또렷이 부각시키며 성공적인 홀로서기의 출발점이 되어 주었다. 미국의 트랩 알앤비 아티스트 브라이슨 틸러(Bryson Tiller)를 연상시키는 소울풀한 무드를 지닌 곡 자체의 만듦새는 본토의 음악과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는 데 비해 콘셉트 면에서 백현태민을 적절히 섞어 놓은 듯한 기시감이 느껴지는 것은 다소 아쉽다. 하지만 수록곡들의 탄탄한 완성도에서도 드러나듯 우수한 음악이 확실하게 뒤를 받쳐 주고 있는 만큼 향후 행보를 눈여겨 볼 만하다. SM엔터테인먼트의 또다른 히트 솔로가 될 수 있는 풍부한 잠재력을 지닌 카이의 음악적 성장을 기대해 본다. 



ENHYPEN, [BORDER : DAY ONE], 빅히트엔터테인먼트, 2020

엔하이픈, 'Given-Taken' : 6.9


K-POP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성공을 거머쥔 슈퍼스타 방탄소년단을 배출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Mnet과 합작하여 제작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아이랜드(I-LAND)'. 그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7인으로 이루어진 신인 보이그룹 엔하이픈(ENHYPEN)의 데뷔곡 'Given-Taken'은 신비로운 기타 리프로 도입부를 비장하면서도 몽환적으로 구성하며 단번에 청자를 집중시킨다. 강렬한 초반부에 비해 드럼이 들어오며 분위기가 반전되는 후렴은 원어스(ONEUS)더보이즈(THE BOYZ)와 같은 근래 보이그룹들의 무드와 크게 다를 바 없어 다소 아쉬움을 남기지만, 능숙하게 완급을 조절하는 프로듀싱과 캐치한 멜로디 등 긍정적인 지점에 보다 주목해 볼 만한 트랙.



GOT7, [Breath of Love : Last Piece], JYP엔터테인먼트, 2020

갓세븐, 'LAST PIECE' : 6.7


갓세븐의 정규 4집 [Breath of Love : Last Piece] 타이틀곡 'LAST PIECE'는 몸이 절로 들썩이는 매혹적인 비트가 인상적인 곡이다. 청량한 신스가 묵직한 퍼커션과 맞물리며 직선적인 그루브를 만들어내는 벌스의 만듦새는 갓세븐의 커리어를 통틀어서도 상위권이다. 다만 멋지게 쌓아올린 무드를 터뜨리며 화룡점정을 찍어주어야 할 후렴구의 멜로디가 너무 미약하고 사운드 역시 그 빈틈을 메꾸어 주지 못하는 것은 아쉽다. 기본적인 테마 선정에는 능하지만 그 이상의 파괴력을 뽑아내지는 못했던 갓세븐의 음악이 가진 장단점이 다시 한 번 드러난 싱글. 



원어스, [뿌셔], RBW, 2020

원어스, '뿌셔' : 4.6


베이스라인이 돋보이는 펑키한 비트와 유쾌한 브라스 사운드부터 키치한 추임새나 유머러스한 가사까지, 세븐틴의 마이너 카피 버전처럼 느껴지지 않을 수 없다. '아주 NICE'의 진행에서 후렴 멜로디만 살짝 바꾼 정도의 기시감을 주는 '뿌셔'에는 원어스가 아닌 세븐틴의 잔향만이 남아 있다. 'TO BE OR NOT TO BE'와 같은 이전 트랙에서 독자적인 콘셉트와 개성을 보여주었던 그들이기에 더욱 실망감이 크다.



보아, [BETTER - The 10th Album], SM엔터테인먼트, 2020

보아, 'BETTER' : 7.0


K-POP의 역사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이름인 보아(BoA)의 기념비적인 정규 10집 앨범 타이틀곡 'Better'. AWA의 'Like I Do'를 샘플링한 감각적인 비트 위에 얹히는 짙은 알앤비풍의 멜로디라인에서 단번에 유영진의 손길이 느껴진다. 여유롭게 리듬 위를 누비는 보아의 관록 넘치는 보컬은 뛰어난 곡 해석력과 완급 조절로 세련된 트랙을 노련하게 다룬다. 보컬을 겹겹이 쌓아올려 청각적 쾌감을 주는 후렴구 역시 매력적이다. 전반적으로 'Girls On Top'과 같은 보아(와 SM엔터테인먼트)의 과거 곡들의 향취가 진하게 배어나, 지난 시절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현대적으로 재현해 낸 듯한 인상을 준다. 보아 혹은 유영진의 음악을 사랑했던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선물이다. 그러나 '케이팝 여제'라는 수식어까지 따라올 정도로 역사적인 인물이 되어 버린 보아의 길고 길었던 대서사시의 마침표라기에는 다소 김이 샌다. 세련되고 감각적이지만 그 '보아'라는 아티스트의 기념비적인 정규 10집의 타이틀을 장식하기에는 너무나도 무게감이 부족한 게 아닌가 싶다. 보아가 전하고자 했던 메세지가 모든 여정의 결말은 결국 처음으로의 회귀일 뿐이라는 사실이었다면 어쩔 수 없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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