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필영 Feb 06. 2021

자정쯤에는 잠이 오는 게 좋다

자연스럽다


자정쯤엔 잠이 오는 게 좋다. 뭔가를 하고 싶어서 새벽에 커피를 마시기도 하지만 커피를 마시기 전 하지 않은 일들은 대부분 커피를 마시고 난 뒤에도 하지 않는다.     

  




나도 남들처럼 ‘이 일을 끝나고 넷플릭스를 봐야지.’라는 결정을 하기도 하지만 넷플릭스를 볼 시간 같은 것은 엔간해서는 생기지 않는다. 가끔 친구들과 만난 밤이면 그들의 속도에 당황한다. 어느새 글을 쓰고 있던 친구는 책 출판을 하고 자격증을 딴 친구는 얼마 되지 않아 가게를 개점했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내가 잘 못하는) 물구나무서기 같은 것만 살아가는 방법은 아니라고 자신을 위로한다.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된다. 잘할 필요도 없다. 뭐든지,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면 된다.’      


요즘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나름의 질서가 있다는 점이다. 하기 싫은 일은 웬만하면 하지 않는다. 그래도 하고 싶은 일은 하면서 산다. 아기가 신생아든, 애들이 둘 다 집에 있는 밤, 혹은 버릴 음식물이 집에 4 봉지가 있을 때라도 일단 나는 노트북을 켜서 끙끙대면서 글을 쓴다.     




왜 그런지 몰라도 지금도 몹시 잠이 오지만 이걸 쓰고 있다. 세탁기에 빨래를 꺼내고 난 뒤 건조대에 널고. 마지막으로 걷은 빨래를 개켜야 하는 타이밍에서 갑자기 말이다.  


아무튼, 그런 것이다. 넷플릭스 같은 건 우선순위에서 자꾸만 밀려나지만 결국 하고 싶은 건 하고 사니까. 어차피 새벽 기상 같은 것은 좋은 점이 백 가지가 넘게 있어도 하지 않을 것 아닌가.     




 개키지 못한 빨래들이 내가 누워야 할 장소 옆에 무심히 쏟겨져 있다. 그걸 보니 이제는 확실히 잠이 온다. 자연스럽게 가자.      

 ‘

작가의 이전글 커피랑 도서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