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많은 일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그저께 새로운 차를 사게 된 일이다. 차를 바꿀 마음은 1도 없었지만 차를 보러 갔다 오고 남편이 이렇게 저렇게 얘기하는 동안 깨달았다. 차를 바꾸지 않을 명분도 크게는 없다는 걸. 그리고 곧장 말을 바꿨다.
"마음에 드는 걸로 사요. 큰 차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차를 바꾸게 되었다. 대출을 최소화하는 현 상황에 맞는 차를 골랐는데 무튼 새 차는 새 차였다. 신나고 의욕 있는 눈동자로 바뀐 남편은 이리저리 나와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를 가주었다.
오늘 오래간만에 집에서 무려 차 타고 40분 거리인 간절곶(바다)도 가고 간절곶 근처 횟집에도 갔다.
“회덮밥이 18000원이군요. 가격이 여기가 싸진 않네요.”
가격표를 보고 내가 말하자 남편은 맞다며 맞장구를 쳤다. 그러나 그 가게는 밑반찬으로 갈치가 3 등분되어 나왔고, 지리탕이 나왔다. 서빙하는 분은 친절하게도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김도 두 개 주셨다. 그리고 옆 통창으로는 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져있었다. 그리고 내 눈에 보인 계산서에 적힌 4만 원. (회덮밥 두 개 +사이다+ 밥 두 공기)
“남편, 여기 엄청 싸네요! 이렇게 4인가족 식사에 4만 원이라니. 게다가 애들 음식이 많이 나오니 좋아요. 뷰도 너무 좋고요.”
그제야 남편은 말이 많아졌다.
“여보. 가만 보면 여보 태세전환이 빛의 속도네요 정말. 맞아요. 여기 그래서 제가 회식 때 왔었던 곳인데 괜히 또 여보랑 애들 데리고 왔겠어요? 여기 진짜 괜찮죠? 좋죠? 깨끗하고.”
나는 회덮밥을 먹었고, 맛있었고, 먹으면서 세 번 정도, 그리고 집에 가는 길 또 두 번 정도 그 횟집은 정말 괜찮더라로 시작되는 말을 했다. 남편은 그때마다 웃으며 말했다.
“여보는 진짜 태세전환이.. 와....”
집에 와서 모두가 잠들고 컴퓨터에 앉으니 하도 많이 들어서인지 태세전환이라는 단어가 귀에 맴돈다. 그러고 보니 정말 그렇네. 나는 내가 인정하기만 하면 그 태세전환의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누군가가 내게 이런 건 필영 씨가 하면 잘 어울릴 것 같아요.라는 말을 들으면 그전까지 그것에 대해 안 좋게 생각했어도 바로 수긍한다.
“( 머릿속 생각 : 그거 별로라고 생각했었는데. 괜찮을 수도 있겠다. )그럼 오늘 저녁 한번 해볼게요.”
이런 식이다. 손바닥 뒤집듯 내 생각을 바꾼다. 그런데에서 유독 내가 여태까지 뭔가를 해왔던 시간이나 노력, 혹은 평소생각을 남들보다 쉽게 버리는 듯하다. (이건 고집과는 별개의 부분인 듯하다. 고집은 내게 아주 중요한 부분일 때 부리는 것.저는 고집이 셉니다..;)
태세전환이 빛의 속도라서 좋은 것과 나쁜 것이 딱히 뭔지는 모르겠지만한 개의 글로 사용할 수 있으니 좋은 점은 하나는 확실..
유튜브 영상을 오늘로써 다섯 편을 찍었다. 한 개는 플레이리스트이고 나머지 네 개는 5분 남짓 말하는 영상이다.
<네 개의 영상을 찍으며 깨달은 것>
첫 영상을 찍은 날 ----> 유튜브를 못하는 게 아니라 유튜브를 나는 모르는 사람이군. 하는 걸 깨달아서 급하게 태세전환을 해서 유튜브에 인기 동영상을 찾아보았다. 에세이의 주인공이 나라면 유튜브에서는 나를 버려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둘째 날 영상을 찍은 날(두 편을 함께 찍음)----> 유튜브 대본과 글과는 많이 다르구나. 뭐가 다른 걸까. 유튜브강의를 유튜브에서 찾아서 몇 개 살펴보았다. (신사임당 유튜브와 그 외 여럿..) 책은 우아하게 가게 안에서 보석을 파는 일이라면 유튜브는 안 사겠다는 사람에게 방문판매원으로 띵똥 누르는 그런 것이랄까.
셋째 날 영상을 찍은 날 -----> 유튜브 창을 열 때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어떤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블로그라면 뭔가 필요한 걸 검색하기 위해 들어가겠지만 유튜브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좀 더 재밌어 보이는 걸 찾는다 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시작지점에 하이라이트가 있어야 한다!
사실 내가 깨달은 게 진실인지 아닌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글쓰기에서도 내가 사고하는 과정에서 내린 결론이 꼭 사실은 아니지 않은가. 하지만 직접 만들면서 생각하고 고쳐 만들고. 이 과정을 하면 할수록 결과물이 나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But 영상 편집 기술력이 너무 모자란 나..)
네 번째, 어제 올린 영상 조회수가 2천이 넘었다. (1편, 2편은 20이 안되었다.) 구독자 역시 오늘 하루동안 48명이 되었다.
나의 소중한 48명, 그리고 첫 2천 뷰.
요즘,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고 있는 기분이다. 매일 산책하며 굽어진 어깨가 펴지고, 혈색이 한 달 전보다 좋아진 듯하다. 문득 휴대폰 속 시계를 보니 오늘이 8월 8일이다.
‘출판사 피드백이...’
내 원고를 출판사에서 고칠 것들 이것저것 체크해서 다시 내게 주는 날이 8월 10일이었다. 정신 차려보니 시간이 이렇게 흘러가 있다. 세상에 다시 또 어깨가 굽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