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을 이미 낸 작가님들께

마케팅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늘 글은 저를 위한 글이 아닙니다. 진짜로 이 글이 필요한 분만 읽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단톡방에 쓰려다 너무 길어질 것 같아 브런치에 남겨 봅니다.

혹시, 글쓰기로 돈을 벌고 싶으신가요?

글쓰기로 수익을 내는 방법은 무궁무진합니다. 저 역시 글쓰기로 생계를 꾸리고 있지만, 아직 배워야 할 영역이 많고 다른 분야에서 더 큰 성과를 거두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제가 처음부터 목표로 삼은 방향은 단순했습니다.

내 이야기로 돈을 버는 것.

저는 에세이를 써왔습니다. 특별히 뛰어난 필력이나 폭넓은 분량 대신, 제 이야기를 어떻게 보여줄까, 전달할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전달한 메세지는

세바시강연 - 브런치스토리 글 - 조선일보 연재 모두 이어집니다. 제가 추구하는 방향과 가치는 뒷부분에서 말씀드릴게요.

안타깝게도 저에게 글쓰기를 배운 분 들이거나, 동료 작가들 중에서 이런 흐름으로 생각이 진행되는 것을 자주 보고는 합니다.

1. 글쓰기로 돈을 벌고 싶다.

2. 꾸준히 글을 썼다.

3. 책도 출간을 했다.

4. 그러나 인세 제외하고, 크게 수익화되지 않았다.

5. 글쓰기 탓이라고 생각했다.

6. 글을 더 배워야 하나 고민했다.

어떤 이는 수익과 상관없이 즐거움으로 글을 쓰고, 또 어떤 이는 중도에 그만두기도 합니다. 두 번째, 세 번째 책을 내지만 성과가 없어 흐지부지되는 경우도 종종 보고는 합니다. 저는 에세이 작가에게 중요한 것은 문장력보다 자신의 스토리 라고 생각합니다. 스토리의 힘은 사실보다 때때로 더 강할 때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 스토리의 힘을 잘 이용하는 게 작가 브랜딩의 핵심이고 수익화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스토리는 철저하게 기획되어야 합니다.

스토리, 어떻게 담을 것인가

1. 핵심 이야기 한두 가지를 정하라.

2. 반복해서 전달하라.

내 이야기로 수익화를 하려면 내가 하는 이야기가 어떤 주제든, 한두 가지 메시지를 꾸준히 반복해서 말해야 합니다. 표현 방식은 자연스레 다듬어집니다. 내가 전하고 싶은 말이 명확해지고, 독자는 그 글을 읽을 때마다 동일한 울림을 느끼게 됩니다.

일관된 태도로 기억되기

사람의 감정은 매일 다릅니다. 그러나 글에서 느껴지는 작가의 태도는 변하지 않아야 합니다. 독자는 ‘이 작가의 글은 읽으면 웃음이 난다’, ‘읽으면 마음이 단단해진다’ 같은 감정을 떠올려야 합니다.

가르치며 깨달은 진실

제가 글쓰기를 가르치며 보낸 시간이, 제 스스로 글을 쓴 시간보다 길었습니다. 제 제자 중에는 저보다 훨씬 뛰어난 실력을 가진 분도 많았습니다. 저는 제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오픈했고, 그들이 저보다 더 잘 쓰고 더 많은 수익을 내길 바랐습니다.

‘스토리 기획자’의 눈으로 보면

글쓰기 수익화에 실패하는 작가님들을 보면 그들은 좋은 작가이지만, 좋은 스토리 기획자는 아닌 분들이 많았습니다.

브런치에서 한 사람의 글을 보면,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좋은 문장을 쓰는 분을 만날 수 있습니다. 골프, 수영, 직장 이야기, 육아 이야기까지. 글 자체만 보면 수준급이지만, 스토리 기획의 관점에서는 키 메시지가 불분명합니다.

예를 들어 ‘치유’를 주제로 삼았다면, 그다음 글은 ‘치유 후 성장’, 혹은 ‘치유 강의 현장’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주제가 계속 바뀌면 독자는 그 작가의 정체성을 떠올리기 어렵습니다.

스토리 기획자로서 질문해 보세요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궁극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가?

내 글을 읽은 독자는 어떤 변화를 경험하길 원하는가?

지난 6개월 동안 가장 많이 들은 피드백은 무엇인가?

내 글 중 가장 반응이 좋았던 소재는 무엇인가?

이 질문으로 자신을 분석하고, 자신의 가치를 한 문장으로 정의해 보세요. 그리고 그 메시지에 맞는 글만 엄선해 올려 보세요. 그 한 줄이 독자에게 더 깊고 날카롭게 닿을 수 있습니다.

나의 메시지와 독자의 반응

예시로, 저는 지금 이런 가치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나의 가치

글쓰기를 통해 모두가 고유하다는 사실을 알리고, 개인이 변화하는 일을 돕는 사람.

바라는 독자의 반응

“이 작가는 글이 참 고요하고 단단해요. 나도 내일부터 뭐라도 시작해 볼까.”

이 메시지는 시간이 흐르며 다듬을 수 있지만, 그 근간은 변하지 않습니다.

스토리 기획자가 되어 보세요

오늘부터 스스로를 ‘스토리 기획자’라고 불러 보세요. 한두 가지 메시지를 정하고 그 주제로 글을 써 보세요. 책을 이미 펴낸 작가라면, 글쓰기 스킬보다 자신의 스토리에 집중할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글쓰기를 통해 수익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입니다. 자신 있게, 내 이야기를 단단하게 세우세요.

지금 바로 나만의 스토리를 정의내려보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들의 글쓰기와 돈벌기, 그리고 고유성을 응원하는 작가 김필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