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장례식장

by 김필영


언니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부고 문자를 받았다. 검은 옷이 어딨더라, 얼마를 부의금으로 내야 할까, 배가 고프네, 휴게소에서 소세지를 사 먹으면 가서 밥을 못 먹지 않을까, 그런데 절은 몇 번 해야 하는 거지?

남편, 절은 몇 번 해야 해요.

사진 보고 두 번, 상주에게 한 번.

사진 보고 두 번, 상주에게 한 번,

대구에 도착했다. 대구는 참 좋은 곳이네. 여기는 차선이 커요. 남편과 나는 차선에 대해 한참을 떠들고 밤거리를 지나 모텔과 호텔 사이 호텔과 모텔 사이 작은 장례식장 불빛.

언니, 저 왔어요. 괜찮으세요.

어서 와. 너무 오래 누워계셨어.

손가락으로 언니가 가리킨 자리에 앉으니 수육과 밥이 나왔다. 남편과 내가 밥그릇을 비우는 사이 주위를 둘러보니 오십 명도 들어가지 않을 공간에 손님은 나와 남편, 그리고 회사에서 온 듯한 한 팀뿐. 맥주 한 병씩 골고루 마신 그 팀이 사라지자 맥주 한 병 정도의 웃음이 사라지고.

언니, 저희도 이제 갈게요.

와 줘서 고맙다. 나 이제 베트남에 살아. 다시 옷 가게 할 거야. 잘 되게 기도 좀 부탁해.

그 말을 들으며 부츠에 발을 넣었다.

집에 가면서 다시 모텔과 호텔 사이 호텔과 모텔 사이 사라진 장례식장. 내가 신은 부츠에 발이 영영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엉거주춤한 자세로 한참을 서 있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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