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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필영 Dec 16. 2020

너무 추우니까 하는 생각

바람에 맞서 싸우기보다 걷는 방향을 바꿔볼까

예전에 새벽까지 놀다24시간 분식집에 자주 갔었다. 노란 불빛 밑에 있는 튀김들은 유달리 더 노래 보고 갓 구운 듯 맛있어 보다. 그런데 눈에 보이는 것만큼 튀김이 맛있었던 적이 있었을까. 튀김옷은 두껍고 데워도 별로 안 데워도 늘 별로였다. 실패만 했던 분식집의 튀김 구매.    


 

 튀김 생각을 하다가 바람이 휙 불어왔다. 진짜 춥다. 요 며칠 사이 더 추워졌다. 추운 것은 부끄럽지 않지만 답답한 것은 부끄럽다. 꽁냥꽁냥 기억들이 회로를 넓혀가는 게 부끄럽다. 이렇게까지 얽매여야 하나.     

내버려 두자. 강물은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흐른다. 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게 보인다. 나도 바람을 덜 맞기 위해 원래 걷던 방향에서 반대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원고를 투고했으니 결과가 나올 것이다. 어떤 쪽이든 바람 반대쪽 말고 바람 따라서 걷자. 맞서 싸우지 말고 흐름에 맞춰서 하자. 애초에 바람을 조절할 수는 없듯이 다른 사람의 평가 역시 내가 조절하거나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산책을 한 시간 이상 지속하니 몸이 오돌오돌 떨리고 다행히 생각들이 하나로 통합되었다.


 ‘으 춥다….’


 그때가 되면 항상 산책을 멈추고 집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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